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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작용에 떠는 제약환경, 국내 데이터 아쉽다

손의식
발행날짜: 2015-01-26 12:00:00
의약품 부작용은 생명 및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온 국민에게 극도로 민감한 문제다.

이런 이유로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의 의약품 부작용 사례가 알려지면 해당 의약품은 즉시 시장에서 외면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의 의약품 부작용, 그 중에서도 옆 나라인 일본의 부작용 사례가 국내에 미친 영향도 작지 않다.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부작용이 논란이 됐을 당시 국내에서도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기피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산부인과학회와 세계보건기구 등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했고 일본 후생노무성 역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권장 중단조치를 해제했다.

당시 후생노무성 백신안전성위원회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과 관련한 일부 우려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본의 부작용 여파가 휩쓸고 간 국내 시장은 초토화됐었다.

오죽하면 해당 제약사 관계자는 기자에게 "일본에서 부작용이 이슈가 된 이후 국내 신규 접종자가 거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을까.

이번에는 SGLT-2 억제제가 논란이다.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에서 지난해 4월 이후 출시된 SGLT-2 억제제 부작용 조사 결과, 약 3700명에서 4700건의 부작용이 보고됐으며 이중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통해 SGLT-2 억제제의 신중한 투여를 당부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SGLT-2 억제제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해당 약물의 부작용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부족하기 때문에 무작정 SGLT-2 억제제를 기피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과 SGLT-2 억제제의 부작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일본의 데이터에 의한 일본에서의 부작용에 우리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문제인 것이다. 부끄러운 현실이다.

우리나라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해당 의약품의 연구결과가 있다면 옆나라의 이슈에 대한 충격은 지금처럼 크지 않을 것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들의 연구와 조사를 통한 우리나라만의 데이터가 있다면 외국의 부작용 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의 상황을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 연구자가 실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학회 차원에서만 감당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누구 하나 총대를 메고 나서기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다보니 극히 소수의 데이터 만으로 도출된, 또는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해외에서의 의약품 부작용 소식에 우리나라 국민은 벌벌 떨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와 의료계, 제약계 모두가 반성할 일이다. 지금이라도 국내 데이터 양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에게 중요한 건 국내 제약사가 외국에 얼마만큼의 의약품을 수출하느냐가 아니다. 내 나라에서 의약품을 안심하고 믿고 쓸 수 있는 제약환경의 구축이 더욱 중요한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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