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가 정신의료기관 의무인증 시행을 앞두고 인증조사 대상기준을 급하게 변경해 정신병원들이 혼란에 휩싸였다.
이번 기준 변경은 정신병원 규정에 대한 의료법과 정신보건법 혼선에 따른 것으로 주먹구구식 정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원장 석승한)은 19일 정신의료기관 평가대상기관 전환 안내를 알리는 공문을 정신의료기관에 발송했다.
현 정신병원 인증조사 대상 기준은 ▲의료법 제3조 제2항 병원급 의료기관 중 요양병원 중 정신병원 ▲정신보건법 제3조 제3호에 따른 정신의료기관 중 정신병원(총 허가병상의 50%를 초과하는 정신건강의학과를 보유한 의료기관) 등이다.
인증원은 이를 ▲의료기관 개설허가상 정신병원(또는 요양병원)으로 개설된 의료기관 ▲2010년 1월 이전 개설된 의료기관 중 정신병상(정신과)만을 운영하는 병원급 의료기관 등으로 변경했다.
인증조사 대상기준을 바꾼 이유가 무엇일까.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와 정신건강정책과에서 적용하는 의료법과 정신보건법의 혼선에 기인했다는 지적이다.
정신병원은 2010년 1월 이전 의료법에 병원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이후 요양병원에 포함돼 개설허가를 받아왔다.
또한 정신병원 중 상당수는 정신건강의학과 외에도 내과와 가정의학과 등 타 진료과를 운영해왔다.
이렇다보니, 정신병원으로 국한된 의무인증 대상기준이 모호해진 셈이다.
복지부는 결국 지난 9일 정신의료기관 평가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신병원 인증조사 대상기준을 정신건강의학과만 운영하는 '정신병원'으로 변경했다.
이를 적용하면, 기존 의무인증 대상인 250여곳 정신병원 중 타 진료과를 개설 운영 중인 50여곳이 인증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동안 의무인증을 준비하거나 이미 받은 타 진료과 운영 정신병원 입장에서 허탈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정신건강의학과 평가이다.
현행 정신보건법에 병원급 이상 설치된 정신건강의학과 평가 규정은 있으나 정신병원을 대상으로 시행된 적이 없다.
쉽게 말해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정신건강의학과를 개설한 병원만을 대상으로 진료과 평가가 이뤄졌다는 의미이다.
복지부와 인증원이 정신병원들에게 알린 인증조사 대상기준 변경내용.
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협회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공문 한 장으로 인증조사 대상기관을 변경해 일선 정신병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복지부가 의료법과 정신보건법 혼선을 유권해석으로 넘어가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인증평가를 준비한 병원도 문제이나 정신병원 대상으로 진료과 평가를 시행한 사례가 없다"며 "공청회 등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인증원 측은 "명확히 조사해 봐야 겠지만 정신병원 의무인증 대상이 상당 수 줄어들 것 같다"면서 "정신건강의학과 평가는 의무인증과 달리 별도 예산이나 패널티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혼란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정신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인증조사 대상기준이 변경됐으나 시행 시기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내과 등 타 진료과를 개설한 정신병원은 엄밀히 정신병원으로 볼 수 없어 인증을 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이미 인증 받은 정신병원 중 타 진료과를 운영하는 곳도 일부 있다. 심의위원회 논의결과 이들 병원 인증은 인정하기로 했다"면서 "해당병원은 4년 유효기간 내 요양병원 등으로 개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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