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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의 반격 ‘펜탁스’…흔들리는 ‘올림푸스’

정희석
발행날짜: 2015-04-07 02:10:39

원익 유호봉 이사 “내시경 성능대비 가격 강점…대학병원 공략 속도”

원익 진단사업부 유호봉 이사
‘소화기내시경’ 하면 떠오르는 의료기기업체 ‘올림푸스’(OLYMPUS)

국내 소화기내시경장비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히 독보적이다.

의사 선배들이 그랬듯 지금의 대학병원 수련과정의 전공의들 또한 올림푸스 내시경이 손에 가장 익숙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올림푸스의 견고했던 독주체제가 서서히 흔들리고 있다.

2인자 ‘펜탁스’(PENTAX)가 1인자 올림푸스 ‘아성’을 조금씩 깨고 있는 것.

펜탁스 내시경은 성능은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의원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로우엔드급 장비라는 인식을 걷어내고 중소병원·검진센터는 물론 대학병원까지 시장점유율을 점차 끌어올리고 있다.

펜탁스가 올림푸스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소화기내시경시장에서 높아진 ‘브랜드 인지도’ 만큼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펜탁스 내시경을 독점공급하고 있는 ‘원익’ 진단사업부 유호봉 이사는 “고성능을 구현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원활한 AS가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중소병원과 검진센터는 물론 대학병원까지 펜탁스 장비를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펜탁스가 ‘내시경=올림푸스’ 공식을 깨고 ‘브랜드 체인지’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를 들여다보았다.

펜탁스 EPK-i 시리즈 ‘포트폴리오’ 완성

원익과 펜탁스는 2008년 내시경 ‘EPK-i’ 브랜드를 국내에 보급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공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7년간 손발을 맞춰 온 성공적인 파트너십은 원익이 보여준 영업마케팅 능력과 펜탁스 기대치에 부응한 매출실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호봉 이사는 “펜탁스 내시경의 한국시장 점유율이 펜탁스 전체 글로벌 평균보다 더 높은 상황”이라며 “아시아·태평양지역 중 호주와 항상 1·2위를 다툴 정도로 한국시장 실적이 뛰어나고 시장점유율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어 두터운 신뢰관계 구축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원익 분석에 따르면, 국내 펜탁스 내시경 시장점유율은 의원과 중소병원·상급종합병원을 통틀어 약 24% 수준.

다만 과거 영업마케팅을 집중했던 의원시장 점유율은 약 38%로 추산된다.

시장점유율만 놓고 보면 여전히 올림푸스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i2#그러나 매년 2~3%씩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중소병원·검진센터시장에서의 약진과 함께 대학병원에서 불고 있는 ‘브랜드 체인지’ 바람까지 감안하면 격차를 더욱 줄일 수 있다는 게 원익의 판단.

유호봉 이사는 “펜탁스 ‘EPK-i5000’이 중소병원과 검진센터의 큰 호평을 받고 있고, 하이엔드급 내시경 ‘EPK-i7000’ 역시 대학병원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전에는 펜탁스 내시경하면 의원에서 사용하는 로우엔드급 장비라는 인식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하지만 EPK-i1000을 시작으로 EPK-i5000·EPK-i7000까지 국내시장에 출시하면서 의원부터 중소병원·대학병원 모두를 공략할 수 있는 내시경 ‘포트폴리오’를 갖춘 만큼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EPK-i5000’ 성능대비 가격 강점…중소병원 호평

EPK-i5000은 펜탁스 내시경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효자품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3년 9월 출시한 EPK-i5000은 대학병원 하이엔드급 장비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소병원·검진센터 도입이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

“가격대비 성능이 참 괜찮다”고 밝힌 유 이사는 “중소병원과 검진센터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학병원급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EPK-i5000은 하이엔드급 내시경과 비교해 성능에 큰 차이가 없고 합리적인 가격이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EPK-i5000을 접해 본 의사들의 반응은 합리적인 가격에 내시경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상당히 크다”고 전했다.

EPK-i5000은 하이엔드급 장비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소병원과 검진센터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장점은 올림푸스에서 펜탁스 내시경으로 갈아타는 ‘브랜드 체인지’ 결과로 이어졌다.

유 이사에 따르면, 올림푸스 내시경을 사용해왔던 대형검진센터인 한국의학연구소(KMI)는 최근 3년간 교체 장비로 EPK-i5000 30대를 도입했다.

추가적으로 내달 지방 브랜치에 대한 데모시연도 들어갈 예정이다.

성능대비 가격적인 장점과 더불어 비용부담을 덜어준 ‘금융솔루션’ 또한 EPK-i5000 도입 붐을 일으킨 요인 중 하나.

유호봉 이사는 “캐피탈회사와 손잡고 2%대 초저리·36개월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해 고객들의 초기 도입비용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소개했다.

‘EPK-i7000’ 진입장벽 낮아진 대학병원 공략

펜탁스 내시경 최상위 모델 ‘EPK-i7000’은 소위 올림푸스 텃밭으로 불리는 대학병원을 공략하고 있다.

원익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영업마케팅을 시작한 EPK-i7000은 현재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13곳이 도입했다.

여전히 올림푸스와는 큰 격차지만 전망은 매우 밝다는 게 유 이사의 시장분석.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관련학회 학술대회에서 올림푸스 근처엔 부스조차 차리지 못했고, 대학병원의 경우 영업마케팅 차원의 방문도 쉽지 않았던 펜탁스 과거를 돌이켜볼 때 과연 가능한 일일까?

EPK-i7000은 대학병원 공략을 위한 펜탁스 내시경 최상위 모델.
유 이사는 “EPK-i7000은 130만 화소의 HD+ 이미지 기술을 적용해 진단 정확도가 뛰어나고 다양한 색 변환기술을 구현한 아이스캔(i-scan) 이미지와 HD+ 내시경 이미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트윈(twin) 모드를 장착해 병변 발견의 효율성이 높다”고 영상의 강점을 내세웠다.

일부 대학병원의 올림푸스에 대한 반감이 ‘반사이익’으로 EPK-i7000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일부 대학병원들은 올림푸스의 장비 고가정책, AS 응대, 비싼 수리비 등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며 “기존에 쓰던 올림푸스 장비를 한꺼번에 교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펜탁스 장비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에 대학병원에서 펜탁스 내시경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펜탁스 장비가) 상대적으로 성능에 큰 차이가 없고 가격적인 장점이 부각되면서 올림푸스 장비를 교체할 수 있는 고려대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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