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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료기기 상생모델…연구중심병원 ‘길’을 찾다

정희석
발행날짜: 2015-04-30 00:03:21

길병원 “아이디어부터 개발까지 전주기적 지원…중개·임상지원센터 도전”

#i1# 정부와 병원 모두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를 외치고 있지만 좀처럼 외산장비 ‘쏠림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품질과 AS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분명한 건 국산 의료기기는 사용자 중심이 아닌 개발자 위주로 개발돼 기능과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의사 입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신뢰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손에 익숙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마냥 불편할 따름이다.

개발단계이전부터 병원과 업체가 제품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공유하고 임상 및 사용자 중심의 제품을 개발, 실제 병원에 적용해 기능과 품질을 개선한 후 최종임상시험에 이르는 전주기적 협업이 이뤄지면 이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점만 해결한다면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너도나도 임상에서의 연구 성과를 산업화로 구현하는 ‘연구중심병원’을 표방하고 있는 가운데 가천대 길병원이 보여준 병원과 의료기기업체 간 이상적인 상생모델을 소개한다.

병원·업체 간 이상적인 상생모델 이정표 제시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1500병상 규모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16일 국내 의료기기업체 ‘힐세리온’(대표 류정원)이 개발한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 ‘SONON’(소논) 50대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CT·MRI처럼 고가의 도입비용이 들진 않았지만 한꺼번에 50대 구매는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개발업체 CEO가 모교 가천대 의전원 1기 출신 의사인 점을 배제할 순 없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길병원은 SONON 개발단계 이전부터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제품 검토 및 임상시험까지 전주기 과정에 참여해 제품 상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가천대 길병원 연구중심병원 산학협력단 김선태(이비인후과 교수) 단장은 지난해 처음 힐세리온 류정원 대표가 가져온 SONON을 이렇게 회상했다.

“내가 봐도 아니었다. 초음파 화질 상태도 그렇고 초음파 진단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영상의학과 교수들도 실망하더라.”

가천대 길병원 연구중심병원 산학협력단 김선태(이비인후과 교수) 단장
하지만 길병원 의료진들은 냉혹한 평가에만 그치지 않았다.

각 과 임상현장에서 SONON을 직접 사용하면서 축적한 데이터를 힐세리온에 제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조언했다.

의료진들의 임상 경험과 아이디어를 접목한 SONON은 이후 유럽 CE인증을 받아 제품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김선태 단장은 “연구중심병원 역할 중 하나는 의료현장 아이디어가 산업화되도록 병원이 의료기기업체와 긴밀하고 지속적인 협력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SONON은 지난해 연구중심병원 TOP 3에 선정된 길병원이 의료기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제품 개발, 임상시험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참여해 개발한 연구중심병원 성공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길병원은 구매한 SONON 50대 중 10대를 의대생 초음파 실습교육용으로 사용한다.

또 나머지 40대는 응급의학·산부인과·소화기내과·심장내과 등에서 직접 임상에 활용한다.

이를 통해 기존 초음파진단기와의 비교연구와 새로운 적용 가능성을 연구해 국내외 학회에도 발표할 예정이다.

힐세리온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 'SONON'(소논)
길병원은 의료기기 개발 참여에 그치지 않고 상용화 제품을 도입해 사용함으로써 개발업체 해외 인증과 마케팅에 필요한 레퍼런스와 임상데이터까지 책임지는 병원과 업체 간 이상적인, 솔직히 말해 업체가 가장 원하는 상생모델을 제시했다.

“길병원,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 적극 동참”

길병원은 진단영상장비와 밀접한 의료영상분야에서 선도적인 길을 걸어 왔다.

2009년 복지부가 지정한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에 컨소시엄 병원 중 한 곳으로 선정됐고 ‘의료영상기기 임상시험센터’를 개소했다.

길병원은 현재까지 수행한 의료기기임상시험 약 300건 중 80건이 의료영상기기 관련 임상시험이었다.

또 관련 특허를 12건 취득한 성과도 있었다.

김선태 단장은 “한국은 초음파진단기를 제외한 CT·MRI·방사선치료기기 대부분을 수입할 정도로 의료영상기기 분야가 매우 뒤처진 상태”라며 “연구중심병원을 표방하는 길병원이 의료영상기기 국산화에 일조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우선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은 향후 국산 CT·MRI 상용화에 필요한 임상적·기술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6년 전 세계 3번째로 연구용 7.0T MRI를 도입했고, 세계 최초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장비(HRRT-PET) 또한 보유하고 있다.

이중 7.0T MRI는 약 3000건에 달하는 임상시험을 수행해 숙련된 경험과 축적된 기술은 물론 방대한 데이터까지 갖고 있다.

다만 7.0T MRI는 GE헬스케어가 인체용 제품화 라이센스를 갖고 있다.

이밖에 PET 촬영 시 환자 몸 크기에 맞춰 자동으로 조절되는 가변형 PET-CT와 함께 동물용 CT·MRI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동물용 7.0T MRI 코일을 들고 토론 중인 연구원들.
김 단장은 “얼마 전 국내 의료기기업체 기술이사를 만나 근골격계 CT 및 MRI, C-arm 등 국산 의료기기 개발과 임상시험을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앞으로 길병원은 국산 의료기기 공동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병원은 의료기기업체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김 단장에 따르면, 길병원 연구중심병원 산학협력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의료기기업체들이 병원 누구를 어떻게 연락해서 만날 수 있는 지 모든 프로세스를 공개하고 있다.

또 최근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내 다용도 장비지원센터를 마련, 의료기기업체들이 언제든 찾아와 상담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올해 4곳을 지정하는 ‘의료기기 중개·임상 지원센터’에 거는 기대감은 특히 남다르다.

김선태 단장은 “길병원은 국내 의료기기업체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자 ‘의료기기 중개·임상 지원센터’ 지정 과제를 제출해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 내부적으로도 의료기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연구개발, 허가, 상품화까지 전주기적으로 의료기기업체들을 지원하는 센터 지정을 바라는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휴대용 무선 초음파진단기 개발사례를 통해 병원과 의료기기업체 간 상생과 연구중심병원 이정표를 제시한 가천대 길병원이 ‘의료기기 중개·임상 지원센터’라는 날개를 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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