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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로 버틴 12년전 사스, 음압병상은 그 이후였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5-07-01 05:39:58

도종웅 전 국립중앙의료원장

지난 2003년 메디칼타임즈 창간 기념 인터뷰 당사자인 도종웅 국립중앙의료원(NMC) 의료원장. 인천 소재 21세기병원 명예원장으로 수술복을 입고 있는 그를 창간 12주년 인터뷰를 위해 다시 만났다. 메르스 사태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는 상황은 도종웅 전 의료원장에게 2003년 사스로 요동치던 데자뷰로 다가왔다. -편집자 주-
도종웅 전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원장(73, 신경외과 전문의)은 NMC 법인화 초대 수장으로 의약분업과 사스 사태, 원지동 이전, 공공의료 확대 등 현재 진행형인 의료계 변화와 국립중앙의료원 산 증인이다.

그는 1943년 대구 출생으로 경북의대(67년졸)를 나와 1978년 국립의료원 신경외과 전문의, 신경외과 과장, 국립의료원 제3진료부장,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원장(2000년~2004년말) 등을 역임했다.

도종웅 전 의료원장이 근무하는 보건복지부 선정 척추 전문병원인 인천 소재 21세기병원도 메르스 사태 예외가 아니었다. 병원 입구부터 소독과 함께 방문록을 작성하며 2층에 마련된 그의 진료실을 두드렸다.

그는 2004년 말 NMC 의료원장 퇴임 인터뷰 이후 11년 만에 만난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원장님 오랜만에 뵙네요. 메디칼타임즈 창간 첫 인터뷰에 이어 창간 12주년 인터뷰에 응해 주셔 감사드립니다.

퇴임한 저를 잊지 않고 찾아주셔 감사드립니다. 메디칼타임즈와 창간 첫 인터뷰를 인연으로 지금도 출근 후 컴퓨터를 켜고 제일 먼저 메디칼타임즈를 통해 의료계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제가 NMC 퇴임 인터뷰에서 밝힌 법인화에 따른 원지동 이전과 의료진 처우 개선, 공공의료 중요성 등은 느리지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의료계와 국립중앙의료원 중요성과 역할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는 의료계에 아직도 여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시 의료계는 정부안에 반대하며 파업을 강행했고, NMC는 진료를 고수했습니다. 만일 같은 상황이 온다면 NMC 원장으로서 입장은.

동일한 상황이 온다 해도 저의 입장은 같습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떠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의료원의 특성상 정부 정책에 협조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당시 의료원 일부 의사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사명감과 역할을 강조하며 문제 해결을 독려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SNS가 없었던 시절 전화와 화환, 떡, 음료수로 격려를 보내 준 많은 국민들 입니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시 NMC는 사스 의심치료 지정병원으로 맹활약을 했습니다. 의료진은 보이지 않은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여 국민들의 주목도 받았습니다. 지금 메르스 사태와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사스가 발생했을 당시 유수 대형병원 조차 다른 환자들 확산을 이유로 진료를 거부했습니다. 신종 감염병은 국립중앙의료원이 진료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을 격려하고 의료진에게 사명감을 고취시키며 사스 치료 거점병원으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당시 격리병동도 음압병동도 없었습니다. 선제적으로 8개 병동을 격리병동으로 만들고 사스 별도 진료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지금 메르스 사태와 같은 방호복 없이 마스크와 장갑만으로 의심환자를 피하지 않고 호흡기내과와 감염내과 전문의들과 간호사들 모두 수 일 밤낮을 새우며 치료에 매달렸습니다.

응급실 폐쇄로 모든 사스 의심환자가 NMC로 집중된 상황에서 원장 이하 모든 의료진이 사명감 하나로 똘똘 뭉쳤습니다. 다행히 확진환자가 없이 무사히 치료를 마쳤으며,(당시 외래 35명, 입원 15명) 보건복지부는 사태 종결 후 중앙응급의료센터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설치 그리고 음압병상 등을 지원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NMC 원지동 이전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원장님이 구상한 신축 의료원인 900병상 규모로 중앙응급의료센터와 국립한방병원 및 공공의료지원센터, 양한방 협진연구소 등이 지금은 중앙외상센터 등으로 변모된 상황입니다.

과거도 현재도 국립중앙의료원의 최고 목표는 이전입니다. 당시에도 전염병 문제가 대두됐고 신축 의료원은 청사진을 마련해야 합니다. 현재 180명이 넘는 메르스 환자가 전국 병원에 산재된 상황을 NMC가 1000병상 규모의 장비와 시설을 갖추면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여기에는 국민의 이해와 정부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인근 대형병원에서 NMC 확대를 경계하고 있지만 대학병원 이상 크게 만들어야 합니다.

메르스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은 전시 상황입니다. 군인과 군대는 국가 안위를 위해 필요합니다. 국립중앙의료원 투자와 지원도 같은 맥락입니다.

원장님은 과거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을 주창하시며 공공의학회도 창립했습니다. 메르스 사태에서도 공공의료 취약성(전체 의료기관 10% 미만)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우리나라 공공의료가 OECD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저수가도 공공의료 취약성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민간의료 중심인 건강보험 체계의 특성을 감안할 때 무조건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설과 인력을 선택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지방의료원은 인근 대학병원과 협조 관계에서 보완하고 국립중앙의료원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는 인천 소재 21세기병원 명예원장으로 고령에도 불구 진료와 수술을 이어가며 활기찬 제2 인생을 걷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NMC 역할과 위상이 한층 제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성과 수익성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 공공의료 중심으로 수익성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민 건강과 안위를 위해 확대해야 합니다. 더이상 지방의료원의 백화점식 진료 행태는 안됩니다. 메르스 사태가 주는 교훈입니다. 신축 의료원 건립과 지방의료원 역할 정립에서 반드시 반영해야 할 사안입니다.

NMC를 비롯한 지방의료원 의료 질 담보를 위해서는 우수 의료진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원장님은 재임 당시 의무직 수당을 4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인상했지만 대학병원에 비해 여전히 낮은 급여 수준입니다.

병원은 결국 훌룡한 의사들에 의해 좌우됩니다. 이를 위해 급여 개선과 신분보장이 필요합니다. 법인화 이후 급여와 수익이 개선됐지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수익만 가지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의료진 모두 공채를 통해 전국 우수한 인재들이 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덧붙이자면 원장직은 신망 있고, 존경받은 사람으로 의료원 역할을 이해하고 배려 깊은 인물이 와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안명옥 현 의료원장에게 거는 기대가 큼니다

도종웅 전 의료원장은 메르스 환자 진료에 헌신하는 후배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힘을 내라는 의미로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메르스 사태로 의료기관 외래와 병실, 응급실 등 의료정책에 대대적 변화가 예상됩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료계 압박책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우려감도 있습니다.

단순히 음압병상을 확대하고 의료계를 압박한다고 메르스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봅니다. 복지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상의하고 보완해 국민 건강을 한 차원 높이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의약분업과 건강보험 체계에서 반목하는 구태를 탈피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정부는 전문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의료계는 국민 건강을 위한 의료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폭넓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건강보험료 인상과 수가개선, 시설 개선 등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가 할 역할은 그것입니다.

끝으로 메르스 최전선에서 헌신하는 전국 의료진에게 당부의 말씀을 한다면.

국립중앙의료원 뿐 아니라 전국 의료진이 메르스 치료에 열심히 노력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생명을 답보로 환자를 살리는 의료인들의 헌신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최일선에서 노력하는 후배 의료진을 보면 부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과거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양의학을 잇는 통로 병원이었습니다. 메르스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 모두 자긍심과 긍지를 가지고 근무해달라는 말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국민들이 사랑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이 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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