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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직격 맞은 의료기관만 피해 의료기관인가"

박양명
발행날짜: 2015-08-14 06:00:17

병원계 "직접 피해라는 용어부터 잘못…보상대상 축소하려는 꼼수"

자료사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 보상 논의가 본격 시작됐지만, 보상 기간, 대상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좀처럼 입장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서울 모 처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와 손실보상 조사 관련 회의를 열고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에 대한 구체적 보상 방안을 논의했다.

약 4시간이 넘는 회의 결과, 정부와 의료계는 피해 의료기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상 기준을 설정할 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복지부 일정에 따르면 8월 중순에 서면조사를 진행하고 8월 하순부터 9월초까지는 서면조사 결과를 근거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조사가 끝나면 손실보상위원회를 구성해 보상범위 및 수준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메르스 피해 보상 기간과 대상 설정에 대해서는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설전만 오갔다.

병협에 따르면 메르스 피해 병원들의 추정 피해액은 4700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손실보상액은 2500억원으로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는 최대한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복지부는 메르스 환자가 직접 다녀가거나 경유한 병의원만 피해 의료기관이라고 보고 '직접 피해'라고 지칭하고 있다"며 "직간접에 대한 개념이 의료계와 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직접 피해라는 용어 자체가 상황에 맞지 않다"며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이라고 통칭해야지, 직접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보상 대상을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 피해 기간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의료계 관계자는 "복지부는 보상 기간을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시점인 5월 20일부터 6월까지라고 한다"며 "그러나 여파를 감안할 때 7월도 피해기간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역시 보상 대상기간을 메르스 치료의 종료일이 아닌 메르스 종료 후 진료 손해분이 발생하는 기간까지 포함할 것을 주문했다. 메르스 확진 전 의심 기간부터 보상 기간에 포함한다는 요구도 함께 했다.

회의에서 기간과 대상에 대한 합의점을 좀처럼 찾지 못하자 의협과 병협이 각각 전수조사한 자료를 검토한 후 다시 구체적인 보상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

의협 관계자는 "복지부의 표현대로 직접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의 손실액은 23억원 정도지만 인근 의원의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의료정책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전수조사 결과를 최종 자료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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