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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대사외과학회 "고 신해철 수술 의사, 비윤리적"

박양명
발행날짜: 2016-03-10 05:05:52

복지부 비만 수술 중지 조치 뒤에 전문가 집단 '학회'가 역할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고 신해철에게 위 축소술을 한 강 모 원장에게 비만 관련 수술중단 조치를 내렸다. 눈미백술 중단 이후 5년 만이다.

복지부의 과감한 결단 뒤에는 전문가 자문이 역할을 했다. 이번 신해철 수술 집도의사에 대한 비만 관련 수술 중단 결정에는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가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4~26일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할 보건소, 그리고 관련 학회와 합동 조사 한 결과 수술 중지 명령을 내렸다.

비만대사외과학회는 복지부가 제공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수술 중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 학회는 이미 신해철 사건 이후 강 원장을 제명까지 했다.

학회 관계자는 "복지부가 전문가 의견을 요청했기 때문에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중에 신중을 기해 검토했다"며 "전문가 집단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환자 보호와 의사 윤리였다"고 말했다.

강 원장이 운영하고 있는 의원이 위치한 건물.
학회에 따르면 내부에서도 수술 중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학회 관계자는 "회원 권익을 보호하는 것도 학회의 목적이다. 이미 제명된 회원이지만 동료를 비판하는 셈이니 결정이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내부에서도 굉장히 논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술이라는 게 침습적 치료로 환자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인데 불가피한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의사 시각으로 봤을 때 어찌 보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얘기"라면서도 "여러 가지 증거에서 부적절함을 확인했기 때문에 학술단체로서 (수술 중지 결정을) 회피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 원장은 일련의 사망사건이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의료사고가 현재진행"이라며 "의사들은 비슷한 사태가 일어나면 스스로 자숙하고 수술을 쉬거나 하는 선택을 하는데 강 원장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4년 10월 신해철 씨 사망 이후에도 1년여사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의료사고만 3건이다. 호주인 한 명이 사망했으며, 캐나다인 한 명은 수술 후 합병증을 얻어 치료를 위해 본국으로 돌아갔다. 우리나라 여성도 비만 관련 수술 후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약 5년 전, 복지부가 눈미백술에 대한 수술 중단 결정을 내릴 때도 전문가의 의견이 역할을 했다.

눈미백술은 신의료기술 평가 과정에서 안전성, 유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나왔다는 점이 이번 경우와는 차이가 있지만 전문가 의견은 빠지지 않았다.

당시 눈미백술 안전성, 유효성 평가를 위해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는 소위원회를 꾸려 문헌고찰, 진료기록부 조사, 환자 추적조사, 시술자 문답 등 다양한 조사를 진행했다.

소위원회에는 안과와 성형외과 전문의를 비롯해 연구 방법론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중증 합병증 범위는 대한안과학회 자문도 받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 직종들이 세분화되면서 같은 면허를 갖고 있어도 모르는 게 많다"며 "비전문가는 정말 잘못한 것인지 알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의사의 비윤리성은 서로 잘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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