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활성산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활성산소가 노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서 각종 항산화효소(Super Oxide Dismutase, SOD) 제품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환경오염과 화학물질, 자외선, 혈액순환장애, 스트레스 등으로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는 체내에서 유리기(遊離基. free radical) 상태로 존재하면서 생체내 산화/환원작용을 교란 (Redox Alteration)시켜, 세포막, DNA, 그 외의 모든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고 심지어 손상의 범위에 따라 세포가 기능을 잃거나 변질된다.

활성산소는 강한 살균작용이 있기 때문에 적당량이 있다면 병원체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생체방어과정으로 사용될 수 있는 순기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환경오염, 독성물질,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서 과도하게 생성된 활성산소는 체내 산화/환원 작용의 균형을 깨뜨린다.

그러나 활성산소는 호흡과정에서 몸속으로 들어간 산소가 산화과정에 이용되면서 여러 대사과정에서 생성돼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키는 산화력이 강한 성질을 갖고 있다. 폐암, 위암,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유해산소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히, 활성산소는 만성신부전증 환자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인돌(indole)이 체내에 흡수돼 생성되는 물질인 indoxyl sulfate 때문이다.

나고야 의과대학의 Toshimitsu Niwa 교수가 발표한 'Uremic Toxicity of Indoxyl Sulfate' 연구에 따르면 indoxyl sulfate는 많은 합병증을 초래하는데 그 주요인으로 활성산소를 꼽고 있다.

Niwa 교수는 "Indoxyl sulfate가 신독성을 유발하고 이는 신장의 항산화시스템을 붕괴시킨다"며 "이로 인해 Oxidative Stress(산화스트레스) 유발함으로써 활성 산소와 활성 산소를 해독하는 능력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indoxyl sulfate는 특히 만성신부전증 환자에게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tryptophan)대사과정에서 생성된 indole은 indoxyl sulfate로 체내에 흡수된다. 정상 신장기능을 가진 사람은 생성된 모든 indoxyl sulfate을 소변으로 배출한다

하지만 만성 신부전(CKD)환자에 있어서 indoxyl sulfate는 소변으로 완전히 배출할 수 없어 체내에 축적돼 uremic toxin이 된다. 이렇게 축적된 indoxyl sulfate는 신사구체간질 세포(mesangial cells)에서 산화화원작용을 변형(redox alterations)함으로써 활성산소의 과잉 생산을 유도해서 신사구체경화를 악화시키고 신부전의 진행을 가속화시킨다.

Indoxyl sulfate는 신세포내에서 활성 산소생성증가를 유도해 세표변형에 관여하는 (TGF)-b, (TIMP)-1, proa1 (I) collagen 등의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켜서 신장세포의 섬유화를 촉진해서 네프론의 기능을 소실시키는 등 만성신장질환의 병세를 악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결국 Indoxyl sulfate는 활성산소를 촉진시킴으로써 사구체경화를 악화시키고 신부전의 진행을 가속화시킨다.

만성신부전증 환자에게 indoxyl sulfate는 내피세포의 기능부전을 초래함으로써 CVD로 악화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일본 나고야 의과대학 Niwa 교수 역시 만성신부전증 환자 치사율의 가장 큰 요인으로 CVD를 꼽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의료진은 indoxyl sulfate를 체내에서 빼내는 치료에 의미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구형흡착탄'이다.

구형흡착탄은 indoxyl sulfate의 전단계인 indole을 장에서 흡착해 대변을 통한 배설을 유도한다.

세종병원 신장내과 강재영 과장은 "Indole을 장에서 흡착해 대변으로 빠져나가게 하는 약들이 구형흡착탄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의료진의 인식 부족 등의 이유로 만성신부전증 환자에게 구형흡착탄이 처방되는 비중이 낮은 점은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강재영 과장은 "신장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은 구형흡착탄을 익숙하게 쓰는데 비해 개원가에서는 만성신부전증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구형흡착탄은 잘 모르고 처방하지 않은 경우가 아직 많은 것 같다"며 "개원가에는 분명히 CKD지만 투석할 정도는 아닌 상태에서 팔로업하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그런 부분까지 광범위하게 쓰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