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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virus, 혈청분리에서 감염 판정까지 4시간"

이창진
발행날짜: 2016-04-15 05:00:59

질본 연구진 감염병과 전쟁…"모기 채집과정 중 말라리아 감염"

충북 오송에 위치한 질병관린본부 본부장실이 위치한 본부.
메르스에 이어 지카바이러스 등 대한민국 방역체계를 책임지는 질병관리본부 연구진들은 오늘도 신종 감염병과 보이지 않은 전투를 벌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은 지난 11일 오송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기석)를 방문해 신종 감염병과 생물 감염 연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연구진을 만났다.

가장 먼저, 지카바이러스 진단 및 바이러스 분리 실험실을 방문했다.

의심 환자 혈청이 의뢰오면 검체 실험실에서 핵산을 추출하고 혈청 검사실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지카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지카바이러스 진단 및 바이러스 분리 실험실 모습.
환자 혈청 접수부터 바이러스 분리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최대 4시간.

유전자 검출법으로 지카바이러스 양성인 경우, 연구진의 움직임은 긴장 속에서 더욱 빨라진다.

전통적인 방식의 유전자 검출법(RT-PCR) 및 전기영동을 수행해 바이러스 유전자 절편을 추출하고 DNA 염기서열을 분석한다.

최근 발생한 첫 양성 환자도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해당 바이러스가 브라질 현지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주와 동일한 유전형임을 확인했다.

각 실험실 연구진의 판정 여부에 따라 전국에 지카바이러스를 비롯한 감염병 주의보가 공표되는 셈이다.

정영의 연구사(왼쪽 두번째)가 감염 방지 가운을 착용한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에게 지카바이러스 분리 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신경계바이러스과 정영의 연구사는 "1팀당 일일 최대 30건까지 검사할 수 있다. 지난 3월 19일부터 지방 보건연구원에서도 지카바이러스 진단을 하고 있다"면서 "그 덕분에 질본에서 하루 평균 10건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의 연구사는 "이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경험해 벤치마킹한 것이다. 지방 보건연구원에서 진단할 수 있도록 교육과 정도평가를 하고 있다"며 "정도퍙가는 연 1~2회 실시하고, 뎅기열이나 신종 감염병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3위험군 이상의 고위험 병원체인 탄저균과 쯔쯔가무시, 브루셀라, 결핵균. 조류인플루엔자 그리고 비상대응 병원체인 메르스와 에볼라를 연구하는 특수연구실험동은 시설과 연구진 모두 완전무장했다.

메르스와 지카바이러스 등 고위험 병원체 실험동은 모두 음압시설을 갖춰 연구진은 특수 방역복을 착용해야 한다.
실험실 각 병원체별 엄격하게 구분되어 운영 중이며, 다중 잠김시설과 음압시설 등을 구비해 병원체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엄격 관리하고 있다.

이중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Level 3)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철통 방역체계를 자랑한다.

이 실험동은 고위험 병원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자체 연구 활동도 가장 활발하다.

메르스와 에볼라 등은 Level 4 등급의 실험실에서 취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구원 모두 개인 방역복을 착용한 상태에서 고위험 병원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생물안전평가과 채희열 연구관은 "현재 Level 4 실험실 설계를 준비 중에 있으며, 늦어도 내년 중 완공될 것으로 본다"면서 "연구원의 방역복 착용 어려움을 등을 감안할 때 조속히 Level 4 실험실에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모기박사로 통하는 신이현 연구관이 감염병 매기모기를 확대 촬영한 모니터를 보며 설명하는 모습.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매개체를 연구하는 질병매개곤충과는 말 그대로 곤충과의 전쟁이다.

감염병 매개체인 모기와 바퀴, 진드기 등 사육동은 곤충 전시관이다.

특히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매개모기인 흰줄숲모기의 경우, 알과 유충, 번데기, 성충 등 작은 곤충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세심함과 끈기가 필요하다.

감염병 매개모기 채집을 위해 유문등과 BG-Sentinel trap set, 흡충관을, 진드기 채집에 사용하는 생포용 쥐덫과 털진드기 채집기, 드라이아이스 트랩 등 생포작전에 투입되는 연구진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모기박사로 불리는 질병매개곤충과 신이현 연구관은 "감염병 매개체 채집을 위해 가축 우리와 야산, 웅덩이 등 어느 곳도 가리지 않고 가고 있다"면서 "저를 비롯한 연구관 중 모기 채집 과정에서 말라리아 매개모기에 물려 말라리아에 감염돼 홍역을 치룬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연구시설 통제실은 철저한 보안 속에 감염병 위험 차단을 위한 감시카메라가 24시간 작동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연구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연구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한해 예산은 30조원 규모로 수 천 명의 연구원이 그안에 질병관리본부(CDC)과 국립암센터, 보건산업진흥원 등으로 나눠져 있다.

정기석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 한 해 예산은 300억원 규모로 미국 NIH, CDC와 비교가 안 된다. 현재 미래부와 농축산부 등 산재한 질병 연구는 질병관리본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제약사를 끼지 않고 질본 자체적으로 명예를 걸로 해보려 한다"며 방역체계를 뛰어넘어 연구 집단으로 거듭나기 위한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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