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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만원 삭감에 대법원 문 두번 두드린 대학병원, 결과는?

박양명
발행날짜: 2016-05-04 05:00:48

사건인사이드11년에 걸친 법정싸움, 2013년 3심이 기점

11번의 입원과 102번의 수술.

1999년 3월생인 A군은 생후 6개월째부터 선천성 기관지 기형 상병으로 서울 S대학병원에 입원해 3년이 넘도록 치료를 받았지만, 2003년 8월 결국 사망했다.

A군의 치료에 들어간 비용은 7911만원.

의료진은 A군에게 동맥교정술과 기관지성형술을 한 후 여러차례 재수술과 기관지 확장술을 진행했다.

A군은 기관지 폐색으로 인한 심한 호흡곤란 증상을 장기간 반복했고, S대학병원은 기도폐색 치료를 위한 의료 행위나 약제, 치료재료, 검사 등을 했다. 그러다가 건강보험에서 인정하는 급여기준을 넘어서게 됐다.

S대학병원은 시술 내용과 비용 부담 등을 A군 부모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

A군의 어머니는 아들이 사망하고 두 달이 지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 확인 신청을 했다.

심평원은 7911만원 중 5089만원은 환자에게 돌려주라고 S대학병원에 통보했다.

환불 내용은 ▲미결정 비급여 ▲별도 산정불가 ▲불인정 ▲이중 병실 사용 ▲주입펌프세트(infusion pump set) ▲요양급여 부분 등으로 나눠졌다.

5000여만원을 토해내게 생긴 S대학병원은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2005년부터 시작된 S대학병원과 심평원의 법적 다툼은 1심과 2심, 3심을 거쳐 파기환송심, 재상고까지 장장 11년에 걸쳐 이뤄졌다.

그 결과 S대학병원이 최종적으로 A군 부모에게 돌려줘야 하는 비용은 1550여만원.

S대학병원이 A군을 치료했던 시기는 의약분업 시기로 기존 의료보험 제도와 달라진 부분을 반영해 임의비급여 항목들을 재정리하는 상황이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당시 S대학병원이 한 치료 내용이 임의비급여라 판단하고 심평원의 삭감 처분의 대부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이때는 "S대학병원 의료진이 아니었다면 A군의 생명 연장조차도 불가능했다"며 "의료진이 학회 참석, 세미나 일정까지 조정해 가면서 최선의 처치를 했고, 환자를 상당기간 살 수 있게 했다"는 병원 측의 호소는 통하지 않았다.

S대학병원은 "치료 과정에서 병원이 사용한 치료재료는 의학적으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구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상황은 2013년 대법원의 판결에서 반전됐다. 심평원의 진료비 환불 통보 중 별도산정불가, 불인정, 급여 관련 항목 부분에 대해 다시 심리해봐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는 2012년 6월 대법원의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임의비급여 사건 판결의 영향이다. 당시 대법원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임의비급여라도 부당청구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 가지 조건 중 첫 번째는 ▲임의비급여라도 건강보험 틀 안에서 비급여를 할 수 있는 절차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고, 치료의 시급성과 기준 개정 소요 기간 등에서 불가피성이 인정될 때다.

이 밖에 ▲안전성과 유효성 등 의학적 필요성이 입증될 때 ▲ 미리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으면 된다.

S대학병원 사건을 담당했던 대법원 제3부(재판장 박보영)는 "S대학병원이 요양급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별도산정불가, 불인정 항목 비용을 과다본인부담금으로 볼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취지로 다투고 있다"며 "어떤 사정이 있는지 심리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파기환송심을 진행했던 서울고등법원 제5행정부(재판장 조용구)는 S대학병원의 치료비를 상당 부분 인정했다.

재판부는 "삭감 당한 치료재료는 진료행위 당시 법령상 요양급여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등의 절차가 마련되지 않는 상황이었거나 절차가 있었더라도 그 절차를 일부러 회피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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