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껏 접은 딱지를 힘차게 내리치는 아이들. 몸짓은 누구보다 강하고 빨랐다.
평범한 아이들이지만 이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뇌전증'을 갖고 있다는 것.
뇌전증. 과거에는 간질이라는 용어로 불렸으나 사회적 편견이 심하고, 간질이라는 용어가 주는 사회적 낙인이 심하기 때문에 뇌전증이라는 용어로 변경됐다.
그러나 딱지를 내려치는 아이들에게서 편견 따위란 느낄 수 없었다. 그저 주위에서 늘 접하는 장난꾸러기들이었다.
자세히 둘러보니 딱지치기를 비롯해 많은 아이들이 젠가, 보드게임 등 다양한 놀이에 빠져 있었다.
장난꾸러기 녀석들이 놀고 있는 곳은 서울 프리마호텔. 놀이터로는 약간 어색한 곳이지만 아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노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뇌전증 아이들이 프리마 호텔에 모인 이유는 한국에자이의 여직원 모임인 '여우들'(에자이 여자들의 우아한 모임)과 신나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은 아이들의 놀이를 도와주기도 하고, 어떤 여직원들은 아이들과 함께 딱지시합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에자이 여직원들이 뇌전증 어린이 환자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에자이 '여우'들은 배우고 나누는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 가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고 더 나아가 기업 이념인 hhc(human health care) 정신을 살려 지역사회와 소통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겨울, 캘리그래피를 배워 직접 만든 연하카드를 홀로어르신께 전달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나우프로젝트와 함께 뇌전증 어린이 환자들과 마음을 나누는 '슈퍼히어로즈' 행사를 진행하게 된 것.
나우프로젝트는 '음악'과 함께 공감과 소통을 이루면서 더불어 사는 더 나은 세상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로, 한국에자이가 가수 이한철과 공동주최하고 있는 지역사회 협업사업이다.
이번 '슈퍼히어로즈'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슈퍼파워'라는 컨셉으로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날 아이들과 여우들은 본 행사에 앞서 사진찍기, 딱지치기, 보드게임, 소원 적어보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아이들과 가족들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해주세요"를 비롯해 "빨리 말할 수 있게 해주세요", "순간이동", "하늘을 날게 해주세요" 등 다양한 소원을 빌었다.
본 행사의 첫 프로그램인 뇌전증 강의시간에 아이들과 가족들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구청모 교수로부터 뇌전증의 정의부터 빈도, 발작이 생활에 미치는 영향, 치료법, 식이요법 등 다양한 궁금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 다음은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던 슈퍼히어로 컵케이크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평소 좋아하던 슈퍼히어로를 컵케이크에 담아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국에자이 여우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컵케이크 만들기에 푹 빠졌다. 이날 머슴으로 동참한 한국에자이 남직원들도 투박한 손길로 컵케이크를 만들었다.
2부 공연에서는 나우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있는 가수 이한철 씨가 소원카드를 하나씩 읽어주며 "괜찮아 잘될꺼야~"라는 노래가사로 아이들의 바람과 꿈을 응원했다.
한국에자이 서정주 부장은 "환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니즈를 찾아내 삶의 질을 개선토록 도와주자는 게 에자이의 기업이념"이라며 "그 개념을 생각하면서 어린이 환자들과 함께 배우고 만들면서 그 과정에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취지에서 이날 행사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정주 부장은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소통하고 싶은데 어떤 방법을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생각이 이르렀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환자들과 진정성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다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었다.
사실 한국에자이의 사회활동은 늘 그랬다. 장애인들과 함께 노래를 만들고, 노인 오디션을 진행하고, 뇌전증 어린이 환자들과 함께 놀고…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장애인, 노인, 환자는 도와줘야 하고 보살펴야 하는 약자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자이에게 장애인들은 '조금 느린 우리'였고, 노인들은 '머리가 하얀 청춘'이었고, 뇌전증 어린이 환자들은 '건강해질 아이들'이었다.
한국에자이의 이런 인식은 '다름'에 대한 이해와 그들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다름'은 '타인으로서의 다름'이 아닌 '다른 우리'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한국에자이는 그런 인식을 전파한다.
실제로 이날 행사가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뷰파인더 안의 아이들은 기자에게 단순한 피사체였다. 하지만 행사가 마무리 될 때 카메라 안의 아이들은 더 이상 피사체도, 환아도 아니었다. 그저 '우리' 중 일부였다. 그리고 '슈퍼히어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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