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필자의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시작점이었던 미국의 마지막 목적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황홀했던 그랜드 캐니언의 여정을 뒤로 하고 이제는 진정한 세계 배낭여행을 앞두고 거치는 미국의 마지막 장소, LA로 향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듯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표현할 수 있는 미국에서의 4개월간의 생활.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고 각각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처음 도착할 때의 설렘과 기대감, 두려움들은 이제 익숙함과 친숙함, 그리고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으로 대체되었다.
역시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문화는 다를지라도 결국 사람의 본질은 어딜 가나 비슷하다는 것을 미국에서 느낄 수 있었다. 대의적인 공통점 가운데에서
보이는 소소한 차이점을 배워가며 그렇게 성장했던 미국에서의 하루하루를 반추해보니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르고 있다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었다.
필자의 예과 생활은 언제나 그렇듯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덧 필자는 본과 1학년이고 벌써 그 중 한 학기가 지나가 버렸다. 모두가 느끼겠지만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정지해 있는 그 순간에도 뚜벅뚜벅 정지함 없이 자기 갈 길을 걸어가는 주체가 바로 시간이다.
그리고 왠지 같은 시간이긴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개인적으로 체감 시간은 점점 더 빨라진다고 느끼게 된다. 아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점점 더 우리는 결국 죽음이라는 최종 목적지까지 걸어가고 있다는 진리의 다리 위에 우리가 서 있기 때문이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걸어왔던 시간을 되돌아 볼 필요성이 있다. 필자에게 있어서 LA는 그 마지막을 정리하는 장소로써의 역할을 하였다.
광활한 땅 미국에서 마지막을 보낸 곳인 LA에서의 관광은 물론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익숙한 거리의 풍경을 이젠 한동안 못 볼 생각을 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할리우드 거리를 걸으면서도 얼핏 플로리다의 올랜도(Orlando) 거리가 실루엣처럼 겹쳐 나타날 때가 있었다. 그럼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때를 회상하며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을 함께 음미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것은 비단 할리우드와 같이 유명한 장소에서 뿐만 아니라 LA 어딘가에 있던 길거리 한복판에서 가지기도 했고 아니면 비교적 유명한 편에 속하는 LA의 코리아 타운에서도 가졌다.
과거의 시간과 LA에서 있었던 순간의 교감 사이에서 필자의 삶이 생성되었고 그 순간은 역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가졌던 인간관계는 인연이 되었다.
LA는 솔직히 이야기 하면 관광 도시로써의 매력보다는 상업적으로 발달한 도시의 이미지를 내뿜었다. 할리우드도 기념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즐비하였고 역시 시내 중심도 나가보면 빼어날 정도의 관광지가 있다고 말하기 보다는 도시다운 도시를 둘러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런 만큼 먹고 즐기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해도 되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LA갈비로 알려진 고기를 현지에서 먹어보고 싶었으나 못 먹은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이제 내 발길은 LA 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다. 몇 시간 뒤에는 미국 땅을 뜰 것이고 내 몸은 남미를 향해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교환학생 이후의 홀로서기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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