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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방지 위해 병원 내부 제보 활성화해야"

손의식
발행날짜: 2016-08-24 12:01:58

환자단체연합회 "제보 후 퇴직 고려한 고액 포상금제도 도입 필요"

환자단체가 서울현대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사건과 관련해 신속한 치료와 특단의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 양천구 다나의원과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 이어 최근 서울시 동작구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서 C형간염 집단감염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앞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다는 의심공익 신고를 올해 3월 말에 받고 현장조사와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C형간염 검사결과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2006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총 내원환자 34,327명 중에서 C형간염 검사결과가 있는 5713명 중에서 과거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현재 감염 중인 C형간염 항체양성자 508명을 확인했다.

검사 연도별로는 C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최소 2.8%에서 최고 17.7%까지 이르고, 이는 우리나라 평균 C형간염 항체양성률 0.6%에 비하면 5배에서 30배에 이르는 높은 수치이다.

특히, 2012년 해당 의원 내원자의 항체양성률이 17.7%, 2013년에는 13.2%로 타 연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와 질병관리본부는 우선 2011년부터 2012년 기간 방문한 내원자 1만 1306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및 혈액매개감염병(B형간염, HIV 감염, 매독) 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향후 조사기간과 대상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대표 안기종)는 24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10개월 동안 3개의 의료기관에서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1000여 명의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가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질병관리본부가 아직 적발되지 못한 피해까지 포함 시 전체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현재까지 드러나 피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환자들은 앞으로 의료기관에서 주사를 맞을 때 주사기 재사용 여부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감염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회는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의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첫 번째로 공익신고 포상금제도를 통한 내부 직원 제보 활성화를 요구했다.

연합회는 "정부는 의료기관 내부 직원의 공익제보를 유도하기 위해 퇴직을 고려한 고액의 공익신고 포상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진행 중인 역학조사 상당수가 의료기관 내부 직원의 공익 제보에 의한 것임을 고려하면 공익신고 포상금제도의 신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둘째로 보건당국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유하고 있는 의료기관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해 C형간염 집단감염 여부를 상설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번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 사실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가 없었다면 밝혀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신속한 치료를 위한 의료비 지원의 법적 근거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연합회는 "국회에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 경제적 수준에 관계없이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자들의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의료비를 선지원하고 가해자에게 후구상하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 원장이 자살함으로써 피해자들이 법원이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한국소비자원을 통한 피해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이 인도주의 차원에서 의료비는 선지원하기로 발표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반대해 현재까지 의료비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 보상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도 요구했다.

연합회는 "지방자치단체는 신속한 법률구조를 통해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피해배상을 받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수백 명의 주민이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C형간염에 집단 감염돼 장기간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사실상 자연재해에 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서울시 양천구 다나의원 피해자는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단 1명의 피해자도 피해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고,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가 올해 1월부터 시판됐지만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건강보험 적용이 된 올해 5월 1일 이후부터 자비로 치료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의료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국민들과 환자들은 주사기 재사용에 의한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 이후 제2의, 제3의 다나의원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우리나라 의사 면허제도의 권위가 또 한 번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됐다"며 "의사에 대한 국민과 환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한의사협회, 지역 의사회 등 의료계의 뼈를 깎는 자정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조만간 제4의 다나의원 사태가 또 발생할 것"이라며 "그때 정부, 국회, 지방자치단체, 의료계 모두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재발방지 대책을 꼼꼼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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