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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생의 서브인턴 체험기①

마새별
발행날짜: 2016-09-29 05:00:00

의대생뉴스=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3학년 마새별

지난 1,2학년 때 가장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방학이 아주 길다는 것이었다.

여름, 겨울방학이 모두 두 달에 가까운 기간만큼 주어졌기 때문에 학기 중에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충분히 재충전할 여유를 가질 수 있었고, 두 달이면 마음 먹은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았다.

학기 중 꽁꽁 묶어 놓았던 발을 풀어 최대한 멀리 떠나는 여행을 갈 수도 있었고, 시험 공부를 핑계 삼아 움직이지는 않고 먹기만 하다가 훌쩍 쪄 버린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에 집중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내도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질 만큼 무언가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3학년이 되니 방학이 반으로 줄어 한달 여의 시간이 주어졌고, 나는 어떻게 하면 한달 간의 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쉬고 싶기도 했지만, 마냥 쉬기에는 조금 아쉬울 것 같아서 일단 적어도 1-2주 정도는 여행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방학을 하고 첫 3-4일 정도는 마냥 쉬고 바로 10일 정도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고 남은 2주 동안에는 지난 방학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그것은 바로 서브인턴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큰 대학병원 몇몇 곳에서는 서브인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보통 여름 혹은 겨울 방학 기간을 이용해 2주 간 다른 학교 학생들이 대형병원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모교에서 한 학기 동안 이미 실습을 돌았고 앞으로도 두 학기 더 실습이 남아있지만, 졸업을 하면 곧바로 인턴으로서 실전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일 때 우리 학교가 아닌 다른 병원에서도 실습을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 방학 한 달 중 반이나 되는 기간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서브인턴을 참여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오히려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무의미하게 2주를 보내 버리는 것 보다는 앞으로 경험하기 힘든 프로그램을 참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게 되었다.

해외 여행을 하던 중에 프로그램에 합격했다는 공지를 받아 귀국 일정을 조금 앞당겼다.

첫 날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면서 감염관리나 소방안전 등의 주의사항을 들었고 병원소개 및 진료과 소개를 들은 후 각자 배정된 과로 이동했다.

해당 의국으로 이동하여 교육 담당 레지던트 선생님을 만나 뵙고 외래 진료실 및 수술방 투어를 하였고, 서브인턴 담당 교수님께서 전반적인 일정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일정이 시작되었는데, 오전 오후로 나눠서 외래 혹은 수술방 참관을 하였다.

보통 외래에서 만났던 환자들은 자교 병원에서의 환자군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타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워 마지막 희망을 안고 찾아 온 힘든 케이스가 꽤 있었다.

그 중에서 가능한 치료가 있어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환자들은 크게 기뻐했지만, 이 곳에서도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환자들은 크게 아쉬워하며 돌아갈 수 밖에 없었기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엄청나게 몰려드는 환자들에게 꾸준히 친절하게 대하시는 교수님들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느꼈고, 대하기 힘들다고 느껴진 환자들에게도 최대한 자세하고 올바르게 설명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특히 감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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