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심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제76회 중국국제의료기기전시회(CMEF Autumn 2016)'에서 말이다.
메인 전시구역인 'CMEF Imaging'관은 물론 주요 참가업체를 소개하는 전시장 곳곳 입간판에도 GPS가 실종됐다.
낯선 풍경이다. 봄·가을 2번 열리는 CMEF에 꾸준히 참가해왔던 다국적기업 3곳을 동시에 볼 수 없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CMEF Autumn 2016 참가업체들에게 이유를 알고 있는지 물었다. 초음파진단기업체 한 관계자는 "전시회 개막 전부터 GPS의 전시회 불참 소식은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또 중국 의료기기업계에서도 이슈가 될 만큼 관심사였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가 스마트폰으로 보여준 중국 언론 기사는 GE헬스케어가 올해 CMEF 추계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를 비교적 상세히 분석·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GE헬스케어의 전시회 불참은 이미 예견됐던 일.
올해뿐만 아니라 지난해 중국 하문(Xiamen)에서 열린 추계전시회에도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여러 이유가 거론됐다. 우선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GE헬스케어가 더 이상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굳이 1년에 두 번씩이나 CMEF에 참가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온라인 채널로도 충분한 제품 정보 제공이 가능하고 불특정 다수가 찾는 오프라인 전시회보다 실질적인 고객 유저미팅이 영업마케팅 툴로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이 기사에는 중국 누리꾼들의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CMEF가 관람객은 많지만 전처럼 현장계약이 많지 않아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다국적기업들이 참가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은 "몇 년 전 필립스가 GE헬스케어처럼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고 온라인 채널로 홍보를 했지만 별 효과를 얻지 못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년 연속 참가하지 않은 GE헬스케어와 달리 지난해까지 CMEF 추계전시회에 참가해왔던 필립스·지멘스의 올해 전시회 불참은 그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특히 GPS가 중국 정부의 자국 의료기기 사용 정책에 대한 불만을 전시회 불참으로 표출했다는 추측성 소문도 흘러나왔다.
CMEF 2016 현장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자국 의료기기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요즘 중국 병원들은 외산 장비를 구매할 때 보고서를 내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PS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자국 의료기기 사용 정책에 불만을 품고 전시회 불참을 결정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 로컬업체 담당자는 "필립스와 지멘스는 이미 지난해 CMEF 추계전시회가 끝난 뒤 CMEF Autumn 2016 참가여부를 고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국산 의료기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건 맞다"며 "실제로 병원 구매팀에서 중국 제품을 도입하면 구매시간이나 행정적인 절차가 간단한 반면 외산장비를 사면 절차가 엄격하고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지원하는 군(軍)병원의 경우 외산에서 국산 의료기기 도입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편, CMEF 2016에 참가한 중국 대형 로컬기업들은 GPS의 전시회 불참과 관련해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반응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CMEF Imaging관이 위치한 전시구역은 GPS가 빠진 자리를 ▲Mindray ▲United Imaging ▲SHINVA ▲Yuwell ▲Wandong ▲TCL 등 중국 로컬기업들 부스로 채워져 그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중국 로컬기업 TCL 관계자는 "GPS가 이번 전시회에 안 나왔다고 해서 시장의 별다른 반응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중국 로컬기업들은 기술력이 있고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며 "몇 년 지나면 GPS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정부가 자국 의료기기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GPS의 중국 내 의료기기사업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CMEF를 불참한 이유도 결국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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