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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의사니까…윤리적 자정 멈추면 안 된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7-03-15 05:00:55

이병민 성형외과의사회장 "고도로 전문화된 성형외과 영역 지키기 위한 최선책"

"의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따뜻하지 않다. 의료계 내에서 성형외과 의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꼭 그렇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성형외과의사회 이병민 회장(56)이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털어놓은 심정이다.

이병민 회장
성형외과의사회는 명찰법 대국회 로비 의혹을 받으며 의료단체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의사회 전 임원이 "수술실은 생체실험실" 발언으로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여기에 메르스 사태에 이어 한미 사드 배치 문제까지 더해져 환자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럼에도 이병민 회장은 "의사이기 때문에, 특히 성형외과 의사이기 때문에 윤리적 자정노력을 멈추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올해 1월부터 새롭게 임기를 시작한 이병민 회장은 이사진 교체 없이 회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명찰법은 대한의사협회에서 의견조회가 왔을 때 성형외과의사회의 입장을 낸 것뿐인데 법이 통과된 것이 모두 성형외과의사회 때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법을 새롭게 만들 정도의) 힘이 있었으면 성형외과가 이렇게 어렵지도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성형외과의사회는 유령수술 문제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수술 실명제, 유령수술 성형외과 고발 등 강도 높은 윤리적 자정 활동을 하고 있다. 허위 과장광고 등을 이유로 의사회 내 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친 비윤리 의사에게는 1~3년간 학술대회 등록 및 발표를 제한하는 징계도 내린다.

이토록 윤리를 강조하는 이유가 뭘까.

이 회장은 "성형외과는 타과처럼 질환이나 장기 한 부분을 독점하고 진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정상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하는 진료과, 해피 의료(medicine)라서 존립기반이 강하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수요도 좁은 데다 경기에도 민감하다"며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한테는 권하지 않아야 하는데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수술 적응증이 넓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의사지만 경영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엄격한 윤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의사회에 따르면 약 2200명의 성형외과 전문의 중 1700여명이 봉직의 이거나 개원의다. 여기에 타과 의사까지 뛰어들고 있으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고도로 전문화된 '성형외과'라는 영역을 지기 위해서는 윤리적 자정을 계속해야 한다는 게 성형외과의사회의 판단이다.

이병민 회장은 "다양한 직종이 부딪히면서 서로를 들여다보게 되니 윤리, 도덕적 잣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의사들도 윤리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변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깜빡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리라는 테두리 안에 있으면 편안하지만 다른 환경이 개입하면 잊어버릴 수 있다"며 "의사회는 모르는 것을 교육하는 게 아니라 알고 있는 것을 끊임없이 환기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민 회장은 2년의 임기 동안 사회적으로 뿌리 내려져 있는, 성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그는 "성형외과 의사는 예쁜 얼굴을 만드는 게 아니다. 조화를 찾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측면에서 홍보효과가 나는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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