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대입해보면 의대 본과 4년 과정 중 약 1년~1년반을 단축하고 바로 인턴 수련을 받는다는 소리다.
미국의과대학협회(AAMC) 뉴스에 따르면 역량중심(competency-based assessment) 의학 교육 모델을 만들어 소아청소년과에 한해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일명 소아청소년과 교육 과정 연구 프로젝트(Education in Pediatrics Across the Continuum , EPAC).
2009년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해 2013년 첫번째 학생을 배출했다. 지금까지 6명의 학생이 EPAC에 참여해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과정을 시작했다.
미네소타의대 데보라 포웰 교수는 "의대 학생 중 일부는 우리가 생각보다 빨리 어떤 전문과목을 전공할지 결정할 수 있다"며 "널리 적용하는 대신 선택을 보다 빨리한 의대생들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경로 중 하나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네소타의대, 콜로라도의대, 유타의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의대 등 4개의 의대가 제도 운영 방식에 차이를 두면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콜로라도의대는 1학년 말에 EPAC 참여 학생을 선발하고, 미네소타의대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EPAC 참여자를 뽑는다. 1~2학년 때 EPAC에 관해 배우고 2학년 중반 최대 4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최근 세번째 EPAC 코호트를 시작했다.
EPAC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의대생들이 능숙하게 잘하면 학교와 연결된 수련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밟을 수 있다.
유타의대 학생들은 장기간 임상실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EPAC 학생들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미리 경험할 수 있다. 학부 때 지도교수와의 멘토-멘티 관계를 레지던트 과정까지도 이어갈 수 있다.
유타의대 EPAC에 참여한 의대생은 올해 1월부터 레지던트과정을 시작했다. 정규 교육과정보다 6개월 더 빨리 임상에 뛰어든 것.
담당 교수인 제임스 베일 교수는 학생들이 레지던트 과정을 훌륭히 밟을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고 자신했다.
미네소타의대 학생은 여러 진료과를 돌면서 실습을 한다면 EPAC 참여 학생은 소아청소년과의 멘토와 함께 집중적으로 임상실습을 한다. 소아정신건강부터 소아수술까지 다양한 임상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콜로라도의대는 매년 EPAC 참여 학생 4명을 선발한다. 그들은 2학년때부터 전문화된 교육과정을 밟는다. 일반 의대생은 초기 임상실습을 한다면 EPAC 학생은 보다 심층적인 실습을 한다.
포웰 교수는 "EPAC 프로젝트는 사실을 찾는(fact-finding) 사명이라고 묘사했다"며 "의대는 4년을 다녀야 한다는 것을 맹신할 필요 없다. EPAC는 의학 교육에 대한 전통적 믿음을 바꾸고 폭넓은 혁신을 위한 변화다"고 자평했다.
이같은 미국의 실험 내용을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요원하다.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은 "미국도 지원자를 받아서 제한적으로 하는 실험"이라며 "우리나라는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국시에 합격해야 한다는 게 법으로 명시돼 있는데다 교육 환경도 미국과 다르기 때문에 적용은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본과 4년 교육 후 의사 면허를 따 임상으로 나갔을 때 의사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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