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7년 동안 의사 3명의 이름을 빌려 같은 자리에서 요양병원을 개설, 운영한 사무장 김 모 씨.
그는 약 150억원에 달하는 요양급여비를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타가면서도, 직원 80명의 임금 약 5억원을 미뤘다. 김 씨에게 이름을 빌려준 의사들에게는 대가로 월급을 지급했다.
법원은 수년 동안 의사 이름을 빌려 요양병원을 운영해온 사무장 김 씨와, 이름을 빌려 준 의사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이들에게 적용된 죄목은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 위반(사기)이다. 김 씨는 여기에 근로기준법 위반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까지 더했다.
서울고등법원 제5형사부(재판장 윤준)는 최근 사무장 김 씨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던 원심을 유지했다. 1심 법원은 김 씨에게 이름을 빌려준 의사 2명에 대해서는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과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무장 김 씨의 불법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김 씨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의사의 이름을 빌려 서울 강서구에 D요양병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다. 진료실, 입원실, 재활치료실 등을 갖추고 직원도 100여명 고용했다.
김 씨에게 이름을 빌려 준 의사는 총 3명. 김 씨가 처음 사무장병원에 발을 들이면서 이름을 빌린 의사는 약 2년 동안 월 300만원을 받다가 그다음 1년 3개월은 월 500만원씩 받았다. 이들이 건보공단으로부터 타간 요양급여비는 45억9326만원에 달했다.
다음으로 이름을 빌려 준 의사 A 씨는 10개월 동안 월 700만원을 받았다. 1주일에 한 번 병원에 출근해 진료했다. 요양급여비는 32억6488만원을 타갔다.
마지막으로 이름을 대여한 의사 B 씨는 2년이 훌쩍 넘는 30개월 동안 월 1400만원씩, 총 4억2000만원을 받았다. 사무장 김 씨와 B씨가 받은 요양급여비만도 70억여원에 이르렀다.
사무장 김 씨는 의사들의 이름을 빌릴 때마다 보건소에 가서 개설자 변경 신고를 했다. B씨는 자신 이름으로 쓰인 병원 사업 양도양수 계약서 작성을 허락한데다 보건소를 직접 찾아 개설허가 변경 신고까지 했다.
이번 재판에서 다뤄진 것은 사무장 김 씨와 의사 A, B 씨의 범행.
재판부는 "의료인이 아님에도 의사 이름을 바꿔가며 같은 장소에 수차례 의료기관을 개설 및 운영했다"며 김 씨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바지 원장들에 대해서도 "의사들은 단순히 요양병원에 근무하면서 사무장의 사기 범행을 방조하는 것에 그친 게 아니라 공동정범으로서 사무장과 공모해 사기 범행을 실행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들이 실제로 진료했더라도 사무장과 공모해 요양병원이 마치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개설된 것처럼 건보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비를 청구, 수령한 이상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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