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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인공지능·가상현실’ 의료 경쟁 서막

정희석
발행날짜: 2017-06-26 01:06:39

4차 산업혁명, 병원 문턱 넘고 미래형 의료 환경 구축

국내 병원들이 4차 산업혁명 주요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부터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미래형병원’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 대형병원들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의료서비스 구축 시점을 2020년으로 보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미래형 의료 경쟁 서막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대형병원들은 벤처기업과 손잡고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진료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증강현실 기술을 의료영역에서 활용하는 등 스마트한 의료 환경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진료 개막 ‘왓슨’ 빠르게 확산

지난해 12월 가천대 길병원이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이용한 진료를 최초로 선보이면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의료진단서비스 ‘왓슨’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왓슨은 의사가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최신 의료정보와 문헌 등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의사가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하는 서비스.

가천대 길병원을 시작으로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이 왓슨 포 온콜로지를 잇따라 도입했다.

특히 부산대병원은 암 환자 치료법을 제시하는 왓슨 포 온콜로지는 물론 암과 종양의 유전자 변이를 추적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처방을 찾아내는 ‘왓슨 포 지노믹스’를 함께 도입한 첫 사례로 꼽힌다.

이밖에 서울아산병원은 2020년을 목표로 올해 초 사업비 1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 의료영상 사업단’을 발족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역시 인공지능을 탑재한 클라우드 기반 ‘3세대 한국형 병원정보시스템(HIS)’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디지털병원 도약을 위해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상현실·헬스케어 융합, 진료부터 교육까지 활용

가상현실(VR)은 헬스케어와 융합해 환자 치료뿐 아니라 의사 교육 등 다양한 의료영역에서 활용된다.

임상실습이나 치료를 실제에 가깝게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가상현실을 의료 환경에 적용하는 병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세계 최초의 ‘가상현실 인성재활 시스템’을 이용해 정신분열증 고소공포증 강박증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가상현실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가상현실 치료는 정신분열증의 대표적 증상인 환청과 환각 증상 개선효과를 보이며 꾸준히 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도 언제 어디서나 손쉬운 치료가 가능해졌다.

인체 내장기관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고 이를 의료기기를 통해 실제 수술을 하는 것처럼 훈련하는 시뮬레이터 교육도 증가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15년부터 ‘가상현실 교육시스템’을 도입해 의료진과 의대생 교육 등에 활용하고 있다.

외과의가 집도한 고난도 대장암 수술을 가상현실 교육 콘텐츠로 제작해 직접 수술에 참여하는 전공의 간호사 의대생 교육에도 시범 적용했다.

의료와 3D 프린팅의 만남, 인공 장기 현실화

의료분야에서 3D프린팅 기술은 핏줄 장기 등 신체조직을 재현하거나 신체 부위를 로봇으로 대체해 사용하는 영화 속 모습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인간유래 세포와 천연 고분자 물질로 만들어진 바이오 잉크가 세포 프린터를 통해 피부 혈관 연골 등 장기로 출력되는 3D 세포 프린팅 기술은 미래 의학기술로 손꼽힌다.

지난해 중앙대병원은 환자 두개골 뼈를 제거한 후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환자 뼈와 뇌 내 공간에 꼭 맞는 인공 뼈를 만들어 채워 넣는 수술에 성공했다.

최근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연구소 전욱 교수팀은 3D 세포 프린팅 기술로 손상된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간 블록’(Hepatic block Scaffolds)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전욱 교수는 “간 블록을 인체에 적용할 수 있다면 인공 간을 제작하는 핵심기술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3D 프린팅 모형으로 뼈 연골 등을 대체하는 맞춤치료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의료용 3D 프린터’ 보고서에서 앞으로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인공 간과 신장 심장 몸 안의 장기 등 바이오 장기를 출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물인터넷 기반 ‘엠케어’ 스마트 의료 환경 구축

‘비콘’은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특정 공간 내 스마트기기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치.

저전력으로 최장 70m까지 교신할 수 있고 10cm 단위 세밀한 구별도 가능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특히 의료계는 비콘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진료안내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데이타뱅크시스템즈 ‘엠케어’는 긴 대기시간과 번거로운 이용절차로 환자들의 불편함이 큰 기존 진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IoT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엠케어의 핵심은 비콘을 이용한 위치기반 서비스와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로 이용자 동선과 프로세스를 자동으로 인지해 진료 예약부터 진료비 수납까지 모든 과정을 맞춤형 메시지로 안내한다.

데이타뱅크시스템즈는 한양대병원 부산대병원 경북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등 6개 병원에 엠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향후 비콘을 활용해 실내 환자의 이동을 분석하고 감염병 발생 시 환자 통제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스마트한 의료 환경 구축을 위해 비콘 활용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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