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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진단…아밀로이드 PET 스캔 활용 속도

원종혁
발행날짜: 2017-07-25 05:00:33

최초 대규모 IDEAS 결과 선봬, 진단툴 속도…치료 판도 변화 전망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에 '아밀로이드 PET' 스캔 검사를 활용하는 방안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때 유용성 논란으로 발목이 잡힌 듯 보였지만, 최근 대규모 임상결과가 국제 학술회에서 첫 공개되며 본격 논의선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성료된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자리에서 발표된 해당 임상 연구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향후 진단과 치료 분야에 판도를 뒤바꿔놓을 이른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까지 표현했다.

경도인지장애(MCI)나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에서 양전자단층촬영(PET)을 통해 아밀로이드의 축적 여부를 알아보는 진단방법이, 추후 환자 관리전략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평가였다.

연구팀은 "당초 아밀로이드 PET 스캔 검사를 통해 해당 환자의 30% 수준에서 치료 혜택의 변화가 기대됐지만, 실제 결과에선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67%를 웃도는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츠하이머 질환은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라는 작은 단백질이 뇌에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뇌세포에 손상을 주는 것이 핵심 기전으로 알려진 상황. 이번 논의는 1만80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IDEAS(Imaging Dementia-Evidence for Amyloid Scanning) 임상의 초기 분석 결과에 따른다.

주저자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신경과 길 라비노비치(Gil D. Rabinovici) 교수는 "알츠하이머의 진단에는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보다 정확하고 적절한 진단을 통해 올바른 치료가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연구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결과에 추가적인 임상 근거들이 더해지면 PET 검사가 유용한 진단 툴이라는데 이견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진단에서 보험 적용의 범위가 지금보다 더욱 넓어져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1억 달러 투입 최초 대규모 임상 'IDEAS 연구', 결과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는 지난 2012년 미국FDA에 공식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2015년, 미국내 의료보험체계인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가 해당 진단검사와 관련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할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결정하면서 쓰임새가 묶였다.

다만 연구 목적으로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사용하는 것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총 1억 달러(한화 1114억 원 규모)가 투입될 IDEAS 임상연구가 포문을 열었다.

미국내 674개 의료기관, 1100여 명의 의료진, 400개에 달하는 PET 시설을 이용해 작년부터 IDEAS 임상의 첫 삽을 뜬 것이다. 학계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올해 말까지 총 1만8500명의 임상 환자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비노비치 교수는 "PET 스캔을 통해 아밀로이드 축적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면서 "진단시 병리적 변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생물학적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PET 스캔을 진행한 이후 향후 치료 계획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치료 3개월 이후 치료 성적은 의무기록지에 기재 평가토록 했다.

이번에 공개된 주요 예비분석 자료에 따르면, 평균 연령 75세의 3979명 환자의 경우 64.4%가 경도인지장애로 진단을 받았고, 35.6%가 치매 진단 범주에 들어가는 환자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에서 스캔 검사 이후 전체 67.8%의 환자에서 관리 전략에 변동이 생겼다. 특히 PET 스캔 검사상 음성 소견을 받은 73% 환자가, 스캔 검사 전에는 알츠하이머 질환으로 진단을 받았다는 대목이다.

이들에선 스캔 검사 뒤 14%만이 알츠하이머 질환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그만큼 기존 방식에 오진단이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었다.

아밀로이드 PET 검사 이후, 치료 전략에 변화 예고

한편 PET 스캔이 일상적인 진단툴로 사용될 시 추후 알츠하이머 약제 사용에도 변화가 점쳐진다.

이를 테면, 콜린에스터라제(cholinesterase) 억제제와 메만틴(memantine) 등의 경우 스캔 검사 후 약 47.8%의 환자에서 투여 시작이나 중단 결정이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예비 분석 결과에서도 스캔 검사 이전부터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투여받는 비율이 절반에 가까웠는데, 스캔 검사 후 아밀로이드 양성 소견을 보인 이들은 84%로 진단 비율이 상승했다.

또한 검사 뒤 아밀로이드 축적 음성 소견을 보인 환자에서도, 이미 검사 이전부터 치료제를 투약하던 환자가 40% 수준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학회 관계자는 "PET 아밀로이드 축적 상태가 가장 중요하게 활용될 분야는 일단 경도인지장애 환자로 기대된다"면서 "이전에는 해당 환자에서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 혹은 여타 뇌질환,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 고려해볼 사항이 많았지만, 스캔 검사상 음성 소견인 경우엔 치료적 접근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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