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에 첫 급여 포문을 연 면역항암제 처방에 앞서, 부작용 관리에 대한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마커(PD-L1)가 발현된 암환자에서 5년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다는데 항암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인정하는 분위기였지만, 처방 초창기인 만큼 얘기치 못한 부작용 관리를 위해서는 다학제적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서의 사용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면역항암제 옵디보(니볼루맙)의 적응증 확대 기자간담회에 나선 종양전문의들은 현재 시장에 도입된 PD-L1, PD-1 계열 4가지 면역항암제가 가진 극적인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이날 혜택 못지 않게 앞으로는 부작용 관리방안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함께 제시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종양내과)는 "빈도수는 적지만 한 번 나타나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부작용도 실제 보고된다"면서 "때문에 이번 급여 시에도 반영됐지만, 이러한 부작용을 관리할 수 있는 다학제적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전국 94곳으로 한정했으며 오프라벨로 사용할 때는 이보다 더 적은 70여 곳으로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옵디보와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급여 인정기관은 ▲지역응급센터 이상의 기관 ▲암관리법에 따른 암센터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사업에 의한 요양기관 등 상근하는 혈액종양내과, 감염 또는 내분비내과, 병리학과 전문의가 각 1인 이상인 기관이 해당된다.
이를 토대로 했을때 면역관문억제제의 급여인정 기관은 94개, 다학제적 위원회 구성기관(허가초과 항암요법 신청 투여)은 71개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혈액종양내과)는 "PD-L1, PD-1 계열 면역항암제들은 전혀 다른 작용기전의 약물이 아닌 비슷한 계열의 약물로 효과보다는 부작용에 분명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급여인정기관에서도 앞으로는 면역항암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 데이터를 모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반응 관리와 함께 또 다른 과제가 하나 던져졌다.
면역항암제의 처방 대상이 되는 암환자에서 치료기간을 언제까지로 잡는가 하는 문제였다.
연세세브란스병원(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한 환자들의 장기간 생존율이 뚜렷하게 연장되는 가운데 치료기간이 명확하지 않으면 보건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과제는 제약사와 보건당국, 연구자간 이들 치료기간에 대한 연구와 긴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명주 교수는 "최근 유럽종양학회에서 옵디보를 1년 사용하다 중단한 환자와 계속해서 치료한 환자를 비교한 결과가 공개됐는데, 꾸준히 사용한 환자 아웃콤이 좋았다"며 "5년 생존율이 지극히 떨어지는 암종에서 면역항암제 사용으로 인한 혜택은 상당하다. 다만 보험료의 공정한 사용과 관련해선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옵디보, 키트루다 폐암 급여에 이어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임핀지(더발루맙), 바벤시오(아벨루맙) 등 후발주자들이 처방권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마켓쉐어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조병철 교수는 "시장에 도입된 4가지 PD-L1, PD-1 계열 면역항암제들은 역동적인 변화를 보이는 면역체계를 기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아직 잘 모르는 부분이 많다"면서 "이들의 최근 데이터를 근거로 부작용에 차이점을 짚어본다면 환자가 느끼는 피로도는 PD-L1, 면역관련 이상반응은 PD-1 계열이 아주 미미하게 높게 나타났는데 이마저도 유의한 수준인지는 알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헤드투헤드로 비교한 임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임상적 혜택을 두고는 두 가지 작용기전에 차이는 없어 보인다"며 "5년 생존율에 대한 근거와 장기간 임상 결과가 축적되면 이들 계열 면역억제제의 치료 효과를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단 옵디보와 키트루다의 경우 주사용법과 관련 '2주 1회' '3주 1회', 주사시간 등에 차이를 보이지만 의료진의 처방은 치료 경험과 데이터를 근거로 하지 약물에 대한 일방적인 선호도는 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강진형 교수는 "면역항암제 시장은 각사의 플랫폼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승자 독점이 아닌 마켓쉐어를 두고 공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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