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과 의사협회 회장 면담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가운데 이촌동을 향한 민초의사들의 반응은 더욱 차가워지고 있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과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14일 오후 충청로 국민연금공단 서울지사 내 장관 임시 집무실에서 만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의사협회가 지난 6일 요청한 것으로 8일 만에 성사된 셈이다.
추무진 회장은 13일 저녁부터 이촌동 의사협회 회관 앞마당에 마련된 천막에서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법안 저지를 위한 단식투쟁에 돌입한 상태이다.
복지부는 이번 면담 배경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사협회에서 장관 면담 요청이 와서 만남이 잡힌 것"이라면서 "의사협회 회장이 무슨 말을 건넬지 모르겠지만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재 의사협회는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법안 등으로 격양된 민초의사들 반발과 여기에 주말(16일) 임시 대의원총회에 상정이 확실시되는 추무진 회장 불신임안 등 사실상 막다른 코너에 몰린 상황이다.
추 회장이 내민 단식투쟁과 장관 면담 카드를 바라보는 의사들 반응은 차갑다.
시도의사회 한 임원은 "추무진 회장과 장관 면담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제하고 "문재인 케어를 거부하고,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법안을 저지해달라고 요구하면 복지부에서 넙죽 받아줄 것이라고 생각하나, 아니면 의료계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립 서비스를 기대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국회에 가서 막아야 할 현안을 의협 회관 앞에 천막을 치고 탄식 투쟁하는 것은 2년 전 규제기요틴 상황과 유사하다. 당시 단식투쟁을 재선 성공요인으로 판단해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라면 오판"이라며 "아무리 궁지에 몰렸다 하더라고 13만 의사 수장이 취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료계 중진 인사는 "추무진 회장이 옳다고 생각하면 의사회원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임총을 앞두고 단식과 장관 면담이라는 쇼맨십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면서 "민초의사들이 소신진료 하면서 수익을 걱정하지 않은 올바른 의료시스템 구축에 대한 소신도 책임감도 없어 보인다. 의지도 능력도 안 되면 회장직을 내려오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도 의사협회 내부 상황을 인지하는 분위기다.
한 공무원은 "박능후 장관이 의협 회장을 만나 현안과 관련해 된다 안 된다고 말하기 어렵다. 장관은 오늘 오후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야 하므로 면담 시간도 길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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