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조사 후 병원장은 끝내 부당청구를 인정하지 않으며 사실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들의 이실직고(?)로 원장의 주장은 허공의 외침이 됐다.
서울고등법원 제4행정부(재판장 조경란)는 최근 서울 N요양병원 K원장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의 1심 판결을 유지했다. K원장은 법원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고했다.
N요양병원은 간호조무사 C씨가 입원환자 간호업무를 전담하지 않았음에도 전담했다고 신고해 요양병원 입원료 차등 적용에 따른 간호인력 등급을 높게 받았다고 보건복지부는 판단했다.
이렇게 부당청구한 요양급여비는 9944만원(부당비율 5.71%), 의료급여비는 2497만원(부당비율 5.53%).
복지부는 요양급여비 부당청구분에 대해 73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고, N요양병원 관할 지자체도 의료급여비를 속인데 대해 63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했다. 연이어 건보공단은 요양급여비 환수 결정 통보까지 했다.
K원장은 현지조사 당시 부당청구를 묻는 사실확인서에 서명을 끝내 거부했다. 과거 사실확인서에 사인했다가 불이익을 당했던 경험이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는 "개원 초기 업무분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간호조무사 C씨가 간호업무 외에 외래 및 촉탁 관련 업무를 하긴 했지만 그 시간이 1일 최대 20분에 미치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직원들의 사실확인서 서명으로 산산조각 났다.
간호조무사 C씨와 병동에 근무했던 간호인력이 서명한 사실확인서가 구체적인 데다 주장들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C씨는 "입사부터 현지조사 대상 기간까지 외래에서 접수 업무를 담당했고 요양급여비 청구 업무도 추가 담당했다"며 "병동에서 근무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직접 작성했다.
병동에 근무한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도 "C씨가 병동에서 근무한 사실이 없고 외래에서 접수, 청구, 진료보조 업무만 담당했다"고 했다.
심지어 C씨의 근로계약서에는 담당업무가 간호사, 접수처, 원무행정 및 기타로 기재돼 있었다.
병동 간호근무표에는 C씨를 제외한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근무 일정이 기재돼 있었고, 개인 상황에 따라 근무 일정이 바뀐 부분도 표시돼 있었다.
재판부는 "C씨가 쓴 사실확인서에는 그가 담당했던 각 업무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고 각 업무별로 담당 기간이 특정돼 있다"며 "C씨의 사실확인서는 병동에서 근무한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작성한 사실확인서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간호 업무 전담 여부는 착오로 잘못 진술할만한 내용이 아니다"라며 "간호근무표에는 개인 사정 등에 따라 근무 일정이 바뀐 부분까지 표시돼 있음에도 C씨의 이름은 없고 병동 근무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이름은 모두 적혀 있음을 고려할 때 K원장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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