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수련 단축의 효과가 가정의학과에 미친 것일까. 정원을 채우지 못한 병원들이 속출했다.
전공의 파격 단축을 감행했던 비뇨기과에는 빛이 보였고, 3년 연속 정원을 채우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던 산부인과는 기피과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메디칼타임즈는 2018년도 전기 레지던트 모집 마감일인 29일 전국 62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지원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가정의학과 전공의 정원 모집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정원 미달 병원이 속출했으며 아예 한 명도 원서를 내지 않은 곳도 있었다.
2017년도 레지던트 모집 결과 지원자가 넘쳤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빅5 병원 중에서도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4명 모집에 8명이 지원했고, 서울아산병원은 7명 모집에 6명이 지원에 미달 상황을 연출했다.
단국대병원, 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에는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고 가천대 길병원, 해운대백병원, 충북대병원, 광명성애병원, 분당차병원도 미달을 기록했다.
물론 세브란스병원은 22명 모집에 25명이 지원, 서울대병원은 20명 모집에 29명 지원, 중앙대병원은 2명 모집에 3명이 지원하는 등 경쟁을 해야 하는 병원도 있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난해 내과 수련기간을 3년으로 단축함에 따른 현상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며 "가정의학과를 희망하던 지원자가 내과로 옮기는 현상이 본격화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대한가정의학회 관계자도 "단순히 올해 결과만으로 내과 수련 단축 여파로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정원 미달 병원 상황 파악 등을 통해 원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뇨의학과·흉부외과 '맑음'…산부인과·외과 '그림자'
늪에만 있던 비뇨기과와 흉부외과는 긍정의 신호가 포착됐다.
전공의 숫자를 파격적으로 감축하고 전공의 지원책도 아낌없이 내놓은 등 노력을 했던 비뇨의학과 지원율은 54.2%를 기록했다. 48명 모집에 26명이 지원한 것. 비뇨의학과 정원이 50명임을 감안하며 정원 절반은 채운 것이다.
서울대병원만이 3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하며 정원을 초과했다.
빅5 병원 중 세브란스병원은 4명 모집에 3명이, 가톨릭중앙의료원은 3명 모집에 1명이, 서울아산병원은 3명 모집에 2명이 지원하며 미달을 기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3명을 모집하는데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대한비뇨기과학회 관계자는 "자체 분석 결과 당초 2지망이었던 지원자들이 비뇨의학과를 1지망으로 선택하면서 지난해보다 지원율이 올라갔다"며 "최근 의대 본과 4학년을 대상으로 의대생 캠프를 진행했는데 40명 정원에 65명이 지원했다. 이를 봤을 때 내년에는 지원율이 더 상승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흉부외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원율 50%를 넘겼다. 44명 모집에 23명이 지원하며 52.4%의 지원율을 기록했다.
빅5 병원 중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만이 4명의 정원을 모두 채웠다. 영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울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이 각 한 명씩의 정원을 채웠다.
3년 연속 정원을 채웠던 산부인과는 다시 전공의들이 찾지 않았다. 114명 모집에 99명이 지원해 86.8%의 지원율을 보였다.
인하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건양대병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경상대병원에는 한 명의 전공의도 나타나지 않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0명을 모집하는데 6명만이 지원했다. 여성 전문 병원을 표방하는 분당차병원 산부인과에도 5명 정원에 4명만 지원했다.
서울대병원만이 8명 모집에 11명이 지원하며 정원이 넘쳤다.
외과 역시 163명 모집에 123명만이 지원(75.5%)하며 기피과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이국종 교수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와 전공의 지원율이 일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2017년도 전공의 지원율보다 더 낮은 수치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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