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다른 미용 수술과 달리 상당히 남성적인 수술이라는 점에서다. 전동 톱으로 뼈를 깎고 다듬다 보면 사람 턱이 덜렁거리면서 피가 퐁퐁 샘솟고 이후 나사를 조이며 고정하는 일련의 과정이 박진감 넘치기까지 하다.
둘째는 수술 후 붓기와 통증이 상당하고 수술 전후 교정 및 재활 치료가 만만치 않아 이 수술을 하는 환자들, 특히 순수하게 예뻐지고자 선택한 여성들에게는 존경심까지 생겼다.
셋째는 지금까지 본 모든 수술 중에서 얼굴의 전체적인 생김새가 변할 정도로 가장 드라마틱한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양악 수술의 매력은 충분하다.
안면골, 다른 말로 얼굴뼈는 신체 중 개성을 드러내는 얼굴의 기초 토대와 같다. 크게 두개골과 위턱뼈를 묶은 하나의 큰 뼈대와 치아로 맞물리는 아래턱 뼈로 구성되어 있다.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 위 아래 턱뼈가 서로 벌어지고 맞물리면서 그 기능을 한다. 얼굴뼈를 토대 위로 미묘한 표정까지 구현이 가능한 근육들과 지지하는 인대, 그리고 혈관과 신경이 복잡하게 얽혀 서로 다른 생김새를 자아낸다.
‘해골’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으스스하고 께름칙한 느낌이 들지 모르지만 성형외과의의 입장에서 본다면 얼굴뼈만큼 아름다운 건축물도 없다. 하나의 커다란 뼈이지만 높낮이와 굴곡에 따라 붙여진 세분화된 명칭을 따라가면서 얼굴뼈를 이해하면 얼마나 이상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긴 통뼈나 다름없는 팔이나 다리뼈와 비교하 면 얼굴뼈의 3차원적 구조가 얼마나 복잡하면서도 간결한지 상상할 수 있다. 얼굴뼈의 이상적인 형태는 잘생기고 못생긴 생김새의 차이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닌 인류의 오랜 진화적 산물과도 같다.
얼굴뼈를 수술하는 것은 어렵다. 얼굴은 사람의 개성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숨 쉬고 먹는 데 필요한 통로이자 뇌를 보호하는 생명과 직결된 역할도 수행한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얼굴뼈를 조작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졌지만 해부학에 대한 이해와 성형외과 장인들의 상상력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과거 팔 다리를 절단하기 위해 뼈를 자르는 것과 얼굴뼈를 교정하기 위해 윗턱뼈를 분리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해 보였을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얼굴뼈를 대상으로 하는 수술은 포괄적으로 악안면 수술, 혹은 악교정 수술이라 칭한다. 흔히 말하는 양악 수술이나 광대뼈 축소술, 턱수술 등의 안면 윤곽술도 위 수술의 한 종류이다.
얼굴뼈를 수술하는 경우는 외상으로 인해 결손이 생기거나 선천적인 기형을 타고나는 경우, 보다 나은 생김새를 위한 미용 목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용적 측면에서 본다면 튀어나온 광대뼈를 줄이고 싶거나 사각턱 때문에 갸름한 얼굴을 갖고 싶은 경우, 윤곽을 좀 더 부드럽게 다듬고 싶은 경우 모두 대상이 된다. 그에 더해 위턱과 아래턱의 맞물림 장애를 교정하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교정부합과 양악 수술
맞물림 장애는 다른 표현으로 '교정부합' 혹은 '교합장애'라고도 하는데 위턱과 아래턱이 서로 맞물린 상태에서 위치에 따라 구분을 한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더 튀어나와 있으면 제 3형 맞물림장애, 소위 주걱턱처럼 나타나고 반대로 아래턱이 위턱보다 더 뒤로 들어가 있으면 제 2형 맞물림장애라 하며 무턱처럼 나타난다.
하지만 이는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고 정확한 정의는 위턱뼈의 첫 번째 어금니와 아래턱뼈의 첫 번째 어금니가 물리는 관계를 기준으로 한다.
어금니를 잘 살펴보면 시계태엽처럼 아귀가 딱 맞아떨어지게 굴곡진 형태를 갖고 있다. 음식을 씹을 때 보다 효율적으로 으깨기 위한 구조인데, 맞물림이 어긋난 상태에서 어금니를 계속 쓰면 어금니 표면이 닳아서 반질반질해진다. 그래서 주걱턱이 심한 환자들은 씹는 것도 힘들고 통증도 심하다.
반대로 무턱이 심한 환자들은 숨 쉬는 통로가 좁아지는 요인들이 복합되어 입을 헤 벌려 숨을 쉬거나 수면무호흡 증상이 나타나고 성장함에 따라 얼굴이 길어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맞물림 장애로 인한 수술은 단순히 미용이 아닌 기능적인 개선을 위한 치료로 볼 수 있다.
양악 수술은 치아 교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성형외과에서 수술할 때도 치과 교정 치료가 동반되지만, 구강외과라 하여 치과 서젼에 의해서도 수술이 이루어진다.
심한 주걱턱이나 무턱 환자에게서는 수술 결과가 월등하게 눈에 띄지만 맞물림 장애가 미미하거나 정상인 환자에게서는 수술로 본인이 기대한 모습을 얻기 힘들기도 하다.
광대뼈 축소술, 턱 축소술 등 다른 미용적 안면윤곽술은 양악 수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이한 수준이다. 대개 매끄러운 윤곽을 선호하는 사회 경향 때문에 한국인의 경우에는 두드러진 곳을 깎아내는 위주의 미용 수술이 많고 그 방법 역시 다양하다.
사각턱의 경우 두꺼운 아래턱뼈를 양쪽에서 절골시켜 없애면 얼굴이 순식간에 날렵해지는 효과가 있다. 보톡스를 이용한 사각턱 시술도 유행하는데 이는 뼈를 조작하는 것이 아닌 저작근이라 하여 씹기 근육을 위축시키는 방법이다.
사각턱은 아래턱뼈가 두터울 수도 있지만 저작근이 두터워서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조상들에 비해 현대 한국인들은 얼굴 윤곽이 날렵한데 그 이유는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다.
과거에는 탈곡 기술도 발달하지 않고 뿌리나 질긴 음식을 많이 먹었기에 그만큼 저작근이 발달하여 사각턱이 많지만, 현대에는 부드러운 음식이 많고 잘 씹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저작근 발달이 작아 얼굴이 날렵하다는 것이다. 오징어나 껌을 많이 씹으면 사각턱이 된다는 통설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안면윤곽술이나 양악 수술을 한 사람들은 티가 날까?
성형수술은 얼굴에 흉터를 숨기거나 보이지 않는 곳을 이용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안면골 수술은 입 안이나 눈의 결막, 혹은 머리숱으로 뒤덮인 두피를 통해 뼈에 접근한다. 제일 쉬운 방법은 입술과 잇몸 사이에 흉터가 있는지 보는 것이다.
얼굴의 윤곽만 보고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양악 수술의 경우 이상적인 맞물림 상태 (또는 교합)를 정하는 공식이 있어서 미묘하게 이상적인 맞물림 상태가 눈에 띄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안면골수술로 자신의 얼굴이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드라마틱하게 변할 것이라는 기대는 좋지 않다. 사람 얼굴이 선과 결과 면으로 개성 넘치는 형태를 만들 듯 안면골 역시 여러 굴곡과 지지대로 복합적인 형태를 이룬다.
수술을 통해 조화로움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미용 수술의 핵심이듯 환자 역시 비현실적인 기대보다는 균형 잡히고 개성적인 얼굴이 아름답다는 걸 알고 수술에 임하는 것이 좋다.
※본문에 나오는 의학 용어들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에이티피컬 병원에서 사용되는 외래어 발음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 글은 박성우 의사의 동의를 통해 그의 저서 '성형외과 노트'에서 발췌했으며 해당 도서에서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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