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진료비가 폐지됐다며 대학병원을 찾으라는 광고를 정부가 하고 있다. 의료전달체계를 정부가 망가뜨리는 것이다."
최세환 회장
대한정주의학회 최세환 회장(서울성모신경외과의원)은 4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문재인케어 등 현 정부의 보장성 강화 방향에 대해 이같이 쓴소리했다.
최 회장은 "2030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최장수국이 된다고 한다. 단기간에 수명이 너무 많이 연장됐다"며 "지금도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고 이들이 건강보험 재정의 40%를 쓰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최근 선택진료비가 폐지됐다며 대학병원에 가라고 어머니한테 권하는 라디오 광고를 들었다"며 "정부가 나서서 의료전달체계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포퓰리즘 정책을 광고하는 게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현 정부는 5년 안에 다 바꾸겠다는 생각 대신 장기적으로 사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선진국은 전문의와 비전문의 비율이 5대 5 수준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9대 1에 달한다"라며 "문재인케어가 성공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다. 수가 인상 등은 사실 나중 문제"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시스템이 바뀌려면 레지던트 교육 시스템부터 바뀌어야 한다"라며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만 놓고 봐도 적어도 한 세대가 바뀌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5년 안에 다 바꾼다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고 꼬집었다.
즉, 정부는 중장기적인 큰 그림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질 관리 위한 인증제 도입 1년, 약 100명 인증
정주의학회 차원에서는 장기적으로 '안전'에 초점을 맞춰 정맥영양주사에 대한 질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정맥영양주사는 지난해 집단감염, 국정 농단 등의 굵직한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실손보험사는 끊임없이 정맥영양주사의 급여화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정맥영양주사의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 이에 문제의식을 느껴 인증의 제도를 도입했다"며 "1년 동안 100명 정도가 인증의 자격을 취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12시간 정도 교육 후 필기시험을 치고, 시험 후 문제풀이까지 한다"며 "인증의 제도까지 만들어 질 관리를 하고 있는데 사회적 문제가 되면 학회의 업적에도 큰 오점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증의 과정은 1년에 두 번씩, 이틀에 걸쳐 진행한다. 정주의학회가 주최하는 학술대회에 2회 이상 참석한 기록이 있는 사람만이 인증의 과정에 등록할 수 있다.
최 회장은 "기술적인 부분은 금방 배운다. 협력업체 부스에 가서 프로토콜을 받아서 하면 된다"며 "안전은 법적인 문제와도 직결되는 것이다. 보다 깊이 있는 공부가 필요한 분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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