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과정에서 '의사가 검사를 직접 시행해야만 급여를 인정 한다'는 문구가 들어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방사선사와 의사가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는 것.
대한방사선사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리고 "방사선사를 배제한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를 반대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하며 "4만5000명의 방사선사뿐만 아니라 전국 45개 대학 방사선학과 재학생의 미래를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초음파 업무를 수행하는 일부 방사선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전체 방사선사가 모두 연관되는 사안으로 사안의 중대함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한다"며 반대서명 등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후속조치로 4월부터 상복부 초음파 급여 확대 고시안을 19일까지 행정예고했다.
의료계는 방사선사들의 주장에 반박하며 초음파는 의사가 실시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한초음파학회는 "초음파 검사는 의사가 직접 환자의 신체 부위를 검사하면서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실시간 질병을 진단하는 것으로 검사를 하는 의사가 검사 도중 질병을 발견하지 못하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상복부 초음파 검사는 간, 담도, 담낭, 췌장, 비장 등 다양한 장기를 동시에 검사하는 행위로 해부학적 구조의 이해 정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들 장기에서 주로 발생하는 병은 간암, 담도함, 담낭암, 췌장암 등 중증도가 높은 암이 드물지 않아 오진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방사선사들이 자의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초음파의학회는 "의사의 관리, 감독 하에 방사선사가 초음파 검사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 범위는 태아의 머리 둘레 등을 측정하는 것과 같이 의학적 판단이 필요없는 지극히 단순한 측정 업무에 국한해서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사선사 등 무자격자에 의한 상복부 초음파 검사가 허용된다면 한 명의 의사를 고용해 약 10명의 방사선사에게 검사를 관리시키는 등의 편법으로 전혀 실시간 지도가 이뤄지지 못하는 공장식 검사가 남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방사선사의 단독 초음파 진단행위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분명히 했다.
의협은 "복지부의 고시안은 이미 건강보험 국가건강검진에서 간초음파 산정 기준을 간초음파 검사는 의사가 실시하고, 실시한 의사가 직접 판독해야 한다고 적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에서 정하고 있는 방사선사 업무는 초음파 기기 설정 등에 관해 의사의 행위를 보조하기 위함"이라며 "방사선사가 의사 없이 단독 초음파 진단행위가 가능하다라는 식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오진 등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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