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과적 부작용 이슈를 털어낸지 2년만에,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 등이 대거 포함된 임상근거를 발표하며 혜택 검증에 나선 것이다.
31일 '심장질환과 흡연'을 슬로건으로 잡은 '세계 금연의 날'에 맞춰, 금연약 챔픽스(바레니클린)의 첫 심혈관질환 임상 2건이 공개됐다.
무엇보다 제약사 개입이 배제됐던 연구자주도 임상(EVITA)에서도, 고위험군으로 거론되는 ACS 입원 경력을 가진 환자들이 다수 포함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는 "담배를 끊거나, 흡연량을 줄인 사람들에 어떠한 심혈관 혜택이 있는지 확인한 연구들은 많지 않았다"며 "지금껏 주요 결과들을 보면, 금연을 통해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 발병을 줄일 수 있지만 양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위험도를 낮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흡연량이 조금씩만 늘어나더라도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은 증가한다"면서 "금연 이후 체중증가나 혈당증가 등이 동반될 수 있지만, 심혈관질환에 대한 보호효과는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연치료의 신경정신과적 안전성을 직접 비교한 대규모 EAGLES 임상에 이어, 이번 CATS, EVITA 결과를 통해 심혈관질환 안전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심평원 코호트 연구를 통해, 금연했을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지를 국제학술지인 Stroke에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인원의 절반을 따로 뽑아 '심혈관질환'과의 연관성을 저울질해 본 게 이번 CATS 결과였다.
연구자주도 임상의 주저자인 캐나다 맥길의대 마크 아이젠버그(Mark J. Eisenberg) 교수는 "흡연은 공중보건 문제의 주요 이슈로, 암이나 심혈관질환에 주요 위험인자로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면서 "현행 금연치료 가이드라인이 1차 치료제로 여러 옵션을 권고하고 있지만 여전히 치료 후에도 흡연을 하는 인원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연치료에 랜드마크 임상이라 할 수 있는 EAGLES 연구에 참여했던 459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질환 연장 연구격으로 실시된 게 이번 CATS 임상"이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바레니클린은 고위험군으로 분류가 되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 금연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했다. 세부 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인 JAMA에 게재됐다.
아이젠버그 교수는 "해당 환자군은 금연하지 않으면 향후 1~2년 내에 사망할 위험이 급격히 상승한다"며 "고위험군에서 바레니클린의 금연 치료 성공률과 유효성을 확인한 결과로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외, 부프로피온 및 니코틴 패치제 등과 비교해 바레니클린으로 치료 중이거나 이후에도 심혈관질환 관련 심각한 이상반응은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한편 전세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태우지 않고 가열(Heat Not Burn)'하는 방식의 가열 담배에 대한 의료계 입장도 나왔다.
이기헌 교수는 "담배회사에 지원을 받지 않은 독립적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열담배에서도 담배의 주요 독성물질들이 상당수준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로서는 임상 데이터가 많이 부족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대한금연학회의 입장문을 인용해 "금연을 목적으로 가열담배를 권고하지 말아야 하며,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에게는 효과가 입증된 치료를 시행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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