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SK케미칼이 '선플라주'를 처음으로 내놓은 이후 CJ헬스케어의 '케이캡정'까지 총 30개의 국산신약이 시장에 선을 보였으나 이중 일부는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또 일부는 아예 시장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 대열에 합류하면서 당당히 국산신약의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약들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대원제약의 '펠루비'다.
지난 2007년 4월, 국내에서 12번째도 신약 허가를 받은 '펠루비'는 1일 3회 복용에서 1일 2회로 복용 횟수를 줄이고 국내 최초로 해열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최근 가장 핫한 국산신약으로 떠올랐다.
물론 약은 '효과'와 '안전성'으로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효과, 안전성 외에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고려한 편의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여기에 넓은 처방 영역까지 갖추고 있으면 환자의 적정한 치료를 위해 의료진의 러브콜을 받는 약으로 등극할 수 있다.
‘펠루비'가 그렇다. TID 처방이던 '펠루비정'이 '서방정'이라는 날개를 달면서 본격적으로 의료진의 시선을 받기 시작했고, '해열'에 대한 적응증을 갖추면서 지난해 당당히 블록버스터 대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는 '펠루비'가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은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메디칼타임즈는 대학병원과 클리닉의 전문 의료진을 통해 '펠루비'의 효과와 안전성, 편의성 등을 짚어보고 블록버스터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살펴봤다.
삼성서울병원 문영완 교수 "기존 NSAIDs 대비 낮은 부작용이 펠루비서방정 장점"
기존 NSAIDs와 관련해 의료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심혈관계 질환과 위장계 출혈이라는 부작용이었다. 특히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환자 증가 추세를 보이는 정형외과에서는 시급한 해결과제였다.
'펠루비서방정'은 심혈관계 질환과 위장계 출혈 부작용을 낮추면서 의료진의 이목을 끌었다.
임상에 직접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문영완 교수 역시 기존 NSAIDs 대비 낮은 부작용을 '펠루비서방정'의 장점으로 꼽았다.
문영완 교수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60대 이상 환자가 늘고 있고 유병률도 증가 추세"라며 "기존 NSAIDs는 대표적으로 위장관계 부작용과 심혈관계 부작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 교수는 "이에 비해 펠루비서방정은 Prodrug 형태라서 위장관계 부작용을 줄였으며 심혈관계 부작용도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복약순응도 측면에서 정제 크기를 줄여 기존 NSAIDs 대비 차별화를 이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 교수는 "기존 펠루비정은 1일 3회 복용이었지만 서방정이 나오면서 1일 2회 복용으로 편리해졌다"며 "또한 정제가 크면 노인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기가 쉽지 않은데 펠루비서방정은 크기가 작아 환자들의 복약순응도 향상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 김학선 교수 "적정 수준의 cox-2 선택성, 균형있는 치료제"
대한정형외과 차기 이사장인 강남세브란스병원 김학선 교수는 NSAIDs에서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균형적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학선 교수는 "NSAIDs의 경우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일반적으로 COX 저해, PG의 생합성 억제를 통해 해열, 소염, 진통의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은 동일하다"며 "일반적으로 골격근 긴장 완화작용, 혈관확장, 혈류증가작용, 동통반사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학선 교수는 "일반적으로 COX-2에 대한 선택성이 높으면 심혈관계 부작용이 증가하고, COX-2에 대한 선택성이 낮아지면 심혈관계 부작용은 감소하지만 위장관계 부작용이 늘어난다"며 "적정 수준으로 COX-2를 억제하면서 유효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상적인 약물은 유효성을 발휘하면서도 심혈관계와 위장관계 부작용을 균형적으로 관리하는 약물"이라며 "펠루비서방정은 통증 관리 측면에서 유효성을 보이면서도 부작용 컨트롤이 잘되는 균형있는 치료제"라고 덧붙였다.
'펠루비서방정'에 대한 정형외과의 평가는 대학병원 뿐 아니라 클리닉에서도 높았다.
이경태정형외과 이경태 원장 "펠루비서방정 처방 이후 부작용 호소 환자 없어"
족부족관절 질환 전문가인 이경태정형외과의원 이경태 원장은 기존 NSAIDs에서 '펠루비서방정'으로 처방을 변경한 후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원장은 "족부족관절 질환에서 NSAIDs의 역할은 중요하다"며 "기존 NSAIDs에서는 위장관계 부작용이 존재했지만 펠루비서방정 처방 이후 위장관계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는 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원장은 "특히 서방형제제를 통해 BID 처방으로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과 순응도에도 효과적"이라면서 "무엇보다 세레콕시브의 경우 PPI와의 병용 처방이 안 되지만 펠루비서방정은 PPI와의 병용 처방이 가능하다. 특히 60세 이상의 위장관계 부작용 고위험군 환자들 처방시 PPI 병용 처방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펠루비'는 지난해 해열에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정형외과 외에도 이비인후과 등에서도 처방이 크게 늘고 있다.
'상기도감염을 치료하는 전문 의료진들은 정형외과 의료진과 마찬가지로 낮은 부작용과 복용편의성을 '펠루비정' 처방 이유로 꼽았다.
중앙대병원 최병휘 교수 "해열과 통증 관리 밸런스에 복용편의성까지"
'펠루비정' 임상에 직접 참여한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병휘 교수는 '펠루비정'이 낮은 부작용을 포함해 해열과 몸살에 효과적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최병휘 교수는 "상기도감염과 기관지염 등의 경우 발열뿐 아니라 몸살과 목감기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며 "따라서 환자를 치료할 때 해열 관리와 몸살 관리라는 두가지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병휘 교수는 '펠루비정'이 이 부분의 밸런스를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경험상 해열 관리와 통증 몸살관리 측면에서 살펴볼 때 펠루비정이 가장 효과가 좋다"며 "위장관계 부작용도 현저히 줄었으며 정제 크기가 작아 환자들이 복용할 때 거부감이 적어 복약순응도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급성상기도감염을 치료할 때 해열에 대한 강력한 효과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진통과 소염, 부작용 등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리앤홍이비인후과 이현종 원장 "해열·진통·항염 삼박자 균형을 갖춘 상기도감염 치료제"
리앤홍이비인후과 이현종 원장은 '펠루비정'이 해열과 진통, 소염에 균형적으로 작용하는 치료제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현종 원장은 "급성상기도감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를 보면 소아나 노인 등 면역체계가 약해진 환자들이 많다"며 "이들에게 기존 NSAIDs는 위장관계 부작용의 우려가 있었고 소아에게는 특히 조심스러웠지만 펠루비정은 부작용이 상당히 줄었다"고 강조했다.
이현종 원장은 "해열 자체만 놓고 보면 강력한 작용을 하는 약이 있지만 해열과 진통, 소염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균형을 갖춘 치료제는 펠루비정"이라며 "처음부터 강력한 약으로 결과를 보려고 하면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야 한다. 즉,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서 어디에 균형을 맞추냐의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경우 환자를 볼 때 다양한 증상에 대해 균형적 측면에서 안전하게 환자를 치료하는 편이다보니 부작용 적은 약을 주로 처방한다. 펠루비정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민트이비인후과 한민아 원장 "정제 크기 작아 만 12세 이상 소아 처방에도 효과적, 복약 순응도 높였다"
특히 이비인후과에서는 '펠루비정'의 작은 정제 크기에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민트이비인후과 한민아 원장은 만 12세 이상의 소아의 경우 정제가 크면 삼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효과와 안전성외에도 정제 크기에 대한 선택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민아 원장은 "유아용은 가루약과 시럽이 나오지만 만 12세 이상의 소아의 경우 이들에게 적합한 정제 크기의 약이 많지 않다"며 "그런데 펠루비정은 정제 크기가 작아 아이들이 먹기 좋아 복약순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펠루비정은 다른 NSAIDs와 달리 위장관계 부작용도 거의 없다"며 "해열 관리에 있어서도 다른 치료제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지 않아 균형적인 약물"이라고 덧붙였다.
'펠루비'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환자와 의료진의 니즈에 확실한 접근
메디칼타임즈가 만난 전문 의료진에 따르면 '펠루비'는 무엇보다 무조건 증상을 낮추려는 강력함보다는 환자의 안전하고 균형적 치료를 위한 측면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었다.
특히 '펠루비'는 만성질환과 해열이라는 측면에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다.
실제로 '펠루비'가 블록버스터급 국산신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적응증 확대가 큰 역할을 했다.
'펠루비' 매출액은 2015년 약 61억원, 2016년 약 90억원이었으나 '상기도감염에 의한 해열' 적응증을 장착하면서 2017년 매출액은 145억5300만원을 기록, 드디어 블록버스터에 등극할 수 있었다.
기존 NSAIDs 대비 낮은 부작용으로 만성질환 영역에서 인지도를 확고히 하면서 해열 관리라는 무기를 추가하면서 환자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있는 것.
이는 '펠루비'에 대한 예상 매출액이 증명해준다.
UBIST 기준에 따르면 2018년 '펠루비'의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약 100억원 정도 늘어난 약 240억원으로, 고속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의료진의 러브콜이 늘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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