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 환자가 공항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은 것은 검역관 질문에 대한 답변 내용에 따른 것이라는 방역당국의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환자의 삼성서울병원 방문은 지인인 삼성서울병원 의사와 전화상담 결과에 따른 판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과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9일 서울청사에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 관련 국무총리 주재 긴급 관계장관회의 결과' 긴급 브리핑을 가졌다.

이날 박능후 장관은 "현재 메르스 환자 1명 발생으로 감염병 위기경보 '주의'단계"라면서 "의료진이 매뉴얼에 따라 충실히 환자를 관리하고 있고 국민들이 적극 협조해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관리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적극적 대처하되 과도하게 불안해하실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8일 쿠웨이트 방문 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를 거쳐 입국한 61세 남성이 메르스로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환자는 쿠웨이트 방문 중 설사 증상으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귀국 직후 설사 증상으로 공항에서 바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응급실 선별격리실에서 진료결과, 발열과 가래 및 폐렴 증상을 확인 후 보건당국에 의심환자로 신고해 국가지정격리병상(서울대병원)에 이송 후 검체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행한 결과, 메르스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날 박능후 장관은 "정부는 메르스 확진자의 입국부터 격리에 이르는 전 과정의 이동 동선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일상접촉자였던 1명을 밀접접촉자로 재분류해 격리 및 능동감시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며 "접촉 가능성이 높지 않은 비행기 동승자인 일상접촉자도 철저한 확인을 위해 전담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발병여부 확인조치를 취하도록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쿠웨이트 현지에서 환자와 접촉한 교민의 상황을 조사하고, 주재국과 협력해 이상증상 시 즉시 안전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동 여행객 및 방문자 예방수칙 안내 SMS 발송 확대, 귀국 후 이상증상 시 1399를 통한 즉시 신고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능후 장관은 "국민들 일상생활 중 메르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으나, 접촉자 또는 접촉을 의심하는 분은 발열, 호흡기증상 등 이상증상 시 직접 병원을 방문하지 마시고 반드시 1339 또는 지역보건소에 신고해 조치사항에 따라 진료를 받아주시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은경 본부장은 "삼성서울병원은 쿠웨이트 입국환자가 가겠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잇어 음압진료실에서 진료를 수행했다. 다른 환자들은 노출이 없는 걸로 저희는 판단했다. 그리고 삼성서울병원에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이 나가 체류하면서 CCTV 확인을 통해 밀접접촉자를 재확인했다. 일상접촉자 대부분은 개인보호구를 착용했다"며 삼성서울병원 내 환자 노출이 없음을 예측했다.

공항 검역단계에서 해당 환자가 걸러지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중동에서 입국하는 비행기는 검역관이 1대 1로 검역을 하고 있다. 고막체온계로 체온을 재고, 일일이 검역과 건강상태 질문서를 확인한다"면서 "설사 증상을 체크한 해당 환자는 검역관 질문에 '10일 전에 아마 설사를 했고, 현재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체온인 36.3℃로 고열 발열이 없는 상황이어서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환자가 왜 삼성서울병원을 갔느냐는 의혹도 설명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1339 콜센터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한 의사가 전화를 줬다. 그 내용은 해당 환자하고 지인인 의사가 삼성서울병원에 있었기 때문에 상담했던 걸로 확인됐다. 의사는 '이분이 쿠웨이트에 계셨던 분이기 때문에 혹시 기침, 발열, 인후통 증상이 있는지 몇 차례 물어봤고, 그게 없었다. 검은 변이나 다른 증상을 좀 하셔서 장염을 의심하는 걸로 판단했다'는 정보를 보내줬다"고 전했다.

이어 "아는 의사분이 삼성서울병원에 있다 보니 그 병원에 미리 통지를 하고, 방문한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삼성서울병원은 해당 환자가 비록 소화기 계통 이야기를 했지만 중동에서 온 분이기 때문에 메르스 감염에 의구심을 먼저 갖고 격리해 진찰을 했기 때문에 의료진 내 어떤 감염 가능성을 없앨 수 있었다. 우리 의료진들이 행동준칙대로 행동해 주셔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정 본부장은 "환자 본인도 건강상태가 의심이 갈 때 적극적으로 병원에 미리 연락을 하고, 또 주변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곧장 병원을 가주신 것도 저희들이 이번 사태를 통제할 수 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윤소하 의원(보건복지위)은 이날 브리핑 자료를 통해 "하루 사이 추가 확진 환자가 늘지 않아 다행한 일"이라면서 "환자가 공항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검역과정에서 시스템이 가동된 것이 아니라 환자 개인 판단에 의해 병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볼 때 검역 시스템에 문제가 있지 않았는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소하 의원은 "현재 확산 방지와 의료진 노력에 힘을 실어야 한다. 중동 국가 출입국 검역에 문제가 없었는지 이번 일을 계기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철저한 방역체계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