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원장이 제15회 KMDIA 정기포럼에서 ‘헬스케어산업 활성화를 위한 병원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병원도 전통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 헬스케어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원장은 지난 19일 열린 제15회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정기포럼에서 ‘헬스케어산업 활성화를 위한 병원의 역할’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병원들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밝혔다.
전상훈 원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술 융합으로 신개념 의료기기 개발이 활성화되고 인구 고령화·경제성장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 등으로 의료기기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 기준 세계 의료기기시장 규모는 약 391조원에 달한다”며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시장은 6.2조원 규모로 시장점유율이 1.6%에 불과하다고”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국내 시장규모는 미비하지만 국산 의료기기의 경우 충분히 기술력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의료기기분야별 기술수준·격차를 미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상대수준은 평균 78.97%·기술격차는 1.96년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
이 같은 기술수준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병원들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 활성화와 의료기기업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 원장은 “그간 국산 의료기기는 제품 성능·신뢰도가 떨어지고 임상 검증자료와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하다보니 병원장 입장에서도 관심이 없었다”며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국산 의료기기 사용현황을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 8.0%·종합병원 19.6%로 매우 저조하다”고 덧붙였다.
전상훈 원장은 이 같은 현실 극복을 위해 분당서울대병원이 주도적으로 나서 국산 의료기기 사용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전 원장에 따르면, 국산 의료기기가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에서 사용률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는 병원 입찰경쟁 단계에서 아예 리스트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하기 때문.
이에 분당서울대병원은 외산 대비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기술력이 검증된 국산 의료기기 리스트를 만들어 입찰경쟁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교수들의 국산 의료기기 연구개발 참여를 더욱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전상훈 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은 5년 전부터 연간 1000편 이상 논문을 SCI급 잡지에 발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의 역할이 논문 발표도 중요하지만 의료기기업체 제품 연구개발을 자문해주고 피드백을 주는 부분도 교수 평가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은 해외 의료서비스시장 진출과 함께 현지 병원에 국산 의료기기 도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은 러시아 모스크바 스콜코보 의료특구 병원사업을 수주해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유럽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러시아 연방 특별법에 의거해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약 15km 떨어진 스콜코보 의료특구에 의료·교육·연구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으로 향후 분당서울대병원이 운영을 맡는다.
2018년 착공해 2021년 개원예정으로 총 사업비 약 3000억원이 소요되며 약 1500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전상훈 원장은 “향후 한국과 러시아 간 FTA가 체결되면 국산 의료기기가 쉽게 통과할 수 있다”며 “스콜코보 의료특구 병원 운영과 함께 되도록 많은 국산 의료기기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이 러시아·콜롬비아와 같은 해외 의료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의료기술·의료기기 수출 길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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