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들은 실질적으로 장애와 똑같지만 팔, 다리가 멀쩡한데 꾀병이 아니냐는 사회적 시각이 있다. 통증에 대한 인식전환과 함께 국가배상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CRPS 환자가 통증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함에도 통증과 관련된 장애를 산정하기 어려운 현실을 바꾸기 위해 '통증'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
대한통증학회는 지난 18일 추계학술대회에 맞춰 'CRPS 가이드북' 발간 설명회를 열고 CRPS 환자의 장애 평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점과 대책을 제시했다.
이번에 통증학회에서 발간한 가이드북은 CRPS 환자에게 제대로된 의학정보를 전달하기 위하 제작된 것으로 CRPS의 전반적인 내용과 더불어 신체 감정에 도움되는 Q&A, 국가배상법 시행령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중 통증학회가 강조하는 부분은 국가 배상법과 시행령의 '신체장해의 등급과 노동력상실표'.
현재는 국가가 신경계통과 관련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말초신경의 손상 등 확실한 신경계통 문제에만 국한돼 CRPS환자 10명 중 1~2명만이 장애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의견이다.
통증학회 최종범 법제위원(아주대학교병원)은 "CRPS는 너무 아프다 보니까 팔, 다리 등을 사용 못하고 이로 인해 몸이 굳어지고 결국 사용 못하게 되는 사실상 장애"라며 "현재로서는 CRPS환자는 통증이 아무리 심해도 장애 인정을 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또한 최 법제위원은 "제일 문제는 CRPS환자가 사지가 멀쩡한데도 장애 인정을 받으려 한다고 보는 사회의 시선이 문제"라며 "산재나 국가의 보상을 받으려고 해도 꾀병이라고 사회가 바라본다면 CRPS환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제는 현재 의료계 내에서도 통증에 대한 인식이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통증학회 조대현 회장(가톨릭의 대전성모병원)은 "현재 통증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보니 심지어 통증 질환을 다루지 않는 의사들이 환자가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며 "통증 의사들이 통증 환자를 인정하라고 하면 반대편 의사의 입장은 기전이 밝혀진 게 아닌데 병이 아프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반박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CRPS환자를 위해 통증에 대한 인식개선과 함께 통증기작 연구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통증학회의 주장이다.
조 회장은 "통증은 신체적인 것부터 감정적인 것까지 영향이 다양하게 분석되기 때문에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국가적 지원 연구가 필요하다"며 "통증장해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부, 국민모두 바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통증이 어떻게 장애가 될 수 있는지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 대국민 홍보를 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정부의 정책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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