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에서 다국적제약사의 공정한 지원방안 요구가 가장 큰 이슈다. 미국 측은 FTA 협정에 입각해 차별 없는 글로벌 신약 약가제도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22일 서울 음식점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한-미 통상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신약 약가 제도 관련 개선방안에 대한 고민을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박능후 장관은 "사회장관회의와 경제장관회의 그리고 통상외교장관회의까지 참석하고 있다. 한-미 FTA 협상에서 약가 문제가 큰 이슈다. 미국 측은 국내 제약사와 똑 같은 조건의 우대를 요구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를 돕기 위한 조항은 FTA 취지에 위반된다는 주장이다"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복지부는 다국적제약협회(KRPIA) 등의 동등 지원 요구로 글로벌 신약 약가우대 제도를 조정한 상태다.
박능후 장관은 "미국 측은 한-미 FTA 협정에 합치되도록 국내외 제약사의 공정한 지원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자칫 국내 제약사에 100억원을 도와주려 했다가 다국적제약사에 1조원을 지원해야 할 상황"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미국 측의 통상 압박은 더욱 거세진 모습이다.
박 장관은 "미국은 연구중심병원 등 한국 보건의료 제도와 법 등을 속속들이 알고 자료까지 모으고 있다. 복지부의 R&D도 간접지원이라고 주장한다. 제약산업을 지원하면 불공정거래라고 지적한다"면서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도 편파적 지원이 아닌 모양으로 법과 제도를 다듬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언했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은 "제약분야 규모가 커지고 수출도 많아질 것이다. 제약과 의료기기, 화장품 등은 국가 기강산업으로 첫 출발부터 멀리 내다보고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통상 관련 전문 변호사 채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 변호사가 작성한 초안을 토대로 외부 자문을 받으며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전문의약품 독점권 남용에 대한 대응 의지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보고를 받으며 문제가 있다는 현안 중 하나가 다국적제약사의 약가 독점 횡포이다. 뿌리도 깊고 국제적 마케팅 시장과 연동돼 우리나라만의 대응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제약사의 독점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면 혼자만으로 안 된다"고 전했다.
박능후 장관은 "제약산업 보편적 가치는 인류의 건강이라는 점에서 부분적으로 상업적인 부분을 인정하고, 국가 체계와 세계시장과도 싸워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그는 5월 WHO(세계보건기구) 보건장관 회의를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박 장관은 "스위스와 미국, 일본 등 세계 제약업계를 이끄는 주요 국가들과 문제를 공유하고 다국적 제약사의 횡포를 인지시켜 공동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WHO 회의에 특별 세션을 만들어 각 국가의 다국적제약사 독과점에 따른 피해 상황을 발표하고 국가 간 연대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라며 다국적제약사 횡포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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