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게시판과 언론 보도를 통해 이슈가 되니까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가? 그동안 알아서 하라는 식의 정부 태도에 너무 화가 난다."
인공혈관 집도의로 이번 사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박천수 교수(소아심장외과)가 14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소아심장수술(이하 폰탄수술) 필수 치료재료인 인공혈관 공급 중단 사태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서울아산병원 윤태진 교수와 박천수 교수, 최은석 교수 등은 한해 평균 20건의 폰탄수술을 집도하는데, 이는 전국 50~60건의 약 30%다.
이번 사태는 지난 2월말 서울아산병원이 보유한 소아용 인공혈관이 바닥나면서 폰탄수술을 대기 중인 소아환자 부모들이 청와대 게시판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미국 고어사가 폰탄수술에 긴급히 필요한 소아용 인공혈관 20개를 즉시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제품은 오는 18일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교수는 "폰탄수술은 보통 신생아(태어난지 4주 내외) 때와 6개월 전후 그리고 36개월 미만 등 3차례 나눠 한다. 1~2단계 수술은 고어사 인공혈관이 아니라도 다른 회사 치료재료로 대체할 수 있으나, 3단계 폰탄수술은 고어사 인공혈관이 사용된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3단계 폰탄수술에 사용되는 인공혈관은 병원별 차이가 있으나 통상적으로 16mm, 18mm, 20mm 중 하나를 사용한다. 서울아산병원은 3단계 폰탄수술에 18mm를 주로 사용한다. 고어사 철수 전 사놓은 30여개 인공혈관이 올해 2월말 모두 소진됐다.
박 교수는 "혈관이 떨어져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에 제고 인공혈관을 요청했으나 모두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치료재료 전달 절차상 문제와 수술 후 책임 문제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월에만 2명이 있고 상반기에 6~7명 환아가 3단계 폰탄수술을 대기하고 있다. 3단계 수술이 장기간 지연되면 저산소증에 의한 조직손상 등 청색종으로 환아의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정부의 안이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고어사 철수 이후 불안감이 커지면서 학회를 통해 조속한 인공혈관 공급을 요청했으나 정부로부터 돌아온 말은 병원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의 답변이었다"며 "전문가들의 우려와 지적은 공무원들에게 씨알도 안 먹혔다"고 회고했다.
그는 "정부가 고어사의 인공혈관 독과점과 건강보험 재정을 운운하고 있으나 한해 폰탄수술 최대 60건으로 잡아도 현 40만원에서 미국 가격인 80만원으로 인상해도 2400만원이 오르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의사들 사이에서 대학병원별 50만원씩 각출해야 인공혈관 공급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돌았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덧붙여 "환아 부모들의 청와대 게시판과 언론 보도 이후 소아용 인공혈관 20개 공급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났다. 이렇게 가능하면 정부가 그동안 뭐 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아산병원의 3단계 폰탄수술을 애타게 기다리는 소아 환자는 약 60~70명이다.
그는 이번 사태를 발생시킨 공무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소아심장 수술이 저수가라는 사실은 차치하고, 전문가들과 소통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의사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은 안 된다"면서 "연간 폰탄수술을 포함한 소아심장 수술은 3500건으로 이중 희귀 치료재료가 적지 않다. 정부가 임시방편 대책에만 급급하면 제2의 고어사 인공혈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는 "소아심장 수술 의사들도 억지로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선천성 심장기형 환아들에게 관심을 갖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은 후 정책을 생각하라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발생시킨 정부 담당 공무원들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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