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살리기특별위원회와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28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환자 편의라는 그럴듯한 포장을 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집요한 불순함이 묻어있다"며 "대기업 보험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속내의 법률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전재수 의원 등은 요양기관이 진료비 계산서 등의 실손보험 관련 서류를 보험회사에 직접 전송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즉 요양기관이 실손보험 청구대행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의료계에 따르면 2015년 금융위원회 주도로 민간보험의 의료기관 청구대행이 추진됐다 무산됐다. 환자의 민감한 진료기록이 유출되는 상황과 환자의 병력 및 진료행태를 분석해 보험사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중소병원살리기특위와 지역병원협의회는 "실손보험에 대한 청구대행은 보험금 청구를 간편하게 한다는 미끼로 위장, 국민의 의료서비스 이용을 억제하고 대형 민간보험사의 보험료 지급을 줄이는 게 목적"이라며 "현재도 실손보험사는 여러 이유를 들어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까다로운 서류와 절차를 강요하며 환자의 편의보다 보험사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구대행 시도가 4년이 지났지만 당시의 우려들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실손보험사와 환자의 사적 계약에 의료기관을 끌어들이는 논리부터 부자연스럽다. 보험사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법안이 상정됐다는 것은 서글픈 자화상"이라고 비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역시 성명서를 통해 "보험사는 지급률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지급을 거부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의료기관이 실손보험 청구대행을 하게 되면 보험금 지급 자체가 늦어질 것"이라고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환자와 의사 입장에서 판단하면 쉽게 답이 나올 문제라고 했다.
대개협은 "국회와 정부는 의료기관이 서류발급 대행기관이 아닌 의료 본연의 업무인 환자치료에 충실할 수 있는 법안 마련에 노력해야 한다"며 "실손보험사의 일방적 주장에 현혹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도 별도의 성명서를 내고 "국민 편익을 위한다면 소액진료비에 대한 무심사 지급, 실손보험 청구 방법 간소화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보험계약 관계에서 제3자인 의료기관을 끌어들일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식적 이들을 법개정이라는 굴레를 통해 강행한다면 현재 시행하고 있는 보험급여의 심사평가원 심사 및 지급에 대해서도 거부는 물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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