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12가지 기본 원칙 정하고 입장 정리...산하단체 의견 수렴 나서 "방문진료-왕진 수가 산정, 일본 방식 차용해야"
하반기부터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일명 커뮤니티 케어가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의료계도 역할 찾기에 한창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역의사회의 주도적 참여, 일본의 수가 차용 등을 제안했다.
의협은 커뮤니티케어 사업에서 의료계의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 내부 토론회 등을 거쳐 12가지의 기본 원칙을 정하고 의협의 입장을 정리, 산하단체의 의견을 받고 있다.
의협은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는 질병, 장애 및 노쇠 등으로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수행하지 못하는 국민의 삶 질 향상이 목표"라며 12가지의 원칙을 제시했다.
▲의사는 지역사회에서 환자 치료와 돌봄이 중단 없이 연결될 수 있도록 케어 플랜 수립, 의료와 보건지도 ▲커뮤니티케어 사업은 지역주민, 지역사회 의료기관 및 단체, 지자체가 적극 참여해 협력 관계 유지 ▲사업에 포함되는 행위는 법적으로 보호받는 환경에서 제공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이외 추가 재원 마련 필요 ▲사업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는 정당한 보상 수반 ▲보건의료 영역은 근거에 기반한 과학적 의료 행위와 보건 사업만 제공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향으로 진행 ▲지자체와 지역의사회가 동등하게 교류, 협력 ▲지역의사회가 중추적 역할 할 수 있도록 지원 ▲보건소, 보건지소는 고유 역할에 집중하고 사업 연계센터로 중추적 역할 ▲재택의료는 케어 플랜 수립, 진료, 처치, 투약, 의학적 상담 및 지도 등을 포함. 체계적, 포괄적으로 제공 ▲방문진료는 의사의 의학적 계획 관리하에, 의사 단독 혹은 의사와 함께 간호인력 및 치료사 등이 수행. 지역의사회를 통해 타 의료기관과 협업 가능 등이다.
여기서 방문진료는 환자의 병력, 질병,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의사가 환자에 대한 진료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으로 진료, 처치, 상담, 지도 등을 실시하는 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의협은 지역의사회 중심의 '재택 의료 의원급 및 병원급 의료기관 수행 모델'을 제시했다.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퇴원계획 후 재택복귀, 재택의료를 제공하고 지역의사회와 의료기관은 서로 정보를 보고하고 조정하며 공유 하는 게 기본인 모델이다.
의협은 "지역의사회가 거버넌스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게 1차적인 생각"이라며 "지역의사회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하되 병원급은 중소병원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방문진료, 왕진, 재택의료의 개념 자체가 혼재하고 있는 상황. 의협은 일본에서 정의하는 방문진료와 왕진, 수가산정 방법을 차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의협 성종호 정책이사는 "정부에서 방문진료라는 이름으로 하려는 시범사업은 사실상 왕진"이라며 "방문진료가 되기 위해서는 병원 입원환자가 재택으로 돌아왔을 때 주어지는 여러가지 케어플랜이 뒤따라야 한다. 방문진료는 커뮤니티케어의 일부분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정의하는 방문진료는 요양병원 등의 퇴원환자를 케어하는 것으로 방문진료 환자가 움직이지 못하고 입원 상태와 같기 때문에 약물 투여도 의사가 해야 한다. 왕진은 환자 요청으로 자택이나 시설을 방문해 재택진료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 수가에 우리나라 상황을 적용하면 방문진료는 월 25만9300원, 왕진은 월 7만9200원이 나온다. 여기에 행위료와 교통비는 별도다.
비용 구성을 세부적으로 보면 방문진료는 기본방문진료료, 의학종합관리료, 상담, 지도행위 수가, 신료항목별 수가로 이뤄져있다. 왕진비는 기본왕진료, 진찰료 구성이다.
의협은 기본방문진료비는 환자 한 명당 주 3회 기준으로 8만3300원, 기본 왕진비는 7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여기에 투약관리를 위한 원내조제 등 예외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성 이사는 "일본은 진료시간 중에 왕진을 가면 수가가 확 올라간다. 저녁이나 심야에는 더 올라간다"라며 "우리나라는 이런 부분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산하단체 의견을 수렴해 의견서를 앞으로도 계속 수정,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성종호 이사는 "지역의사회 참여가 없는 커뮤니티케어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커뮤니티 케어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 및 참여 수준, 제도 개선점 등 대책 마련을 위해 1월부터 관련 학회, 의사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운영하고 내부 토론회를 가져 의견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거버넌스와 관련된 회의에는 지역의사회가 무조건 참여해야 한다"며 "커뮤니티케어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지역의사회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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