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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보 한방시장 의협 손놓은 사이 전체의료비 35% 차지

박양명
발행날짜: 2019-05-08 06:00:55

정형외과계 "시장 계속 커져 의협 자보심의회 건정심 참여해야”
참여 가능성은 불투명…한의협·병협 한자리씩 양보 받아야

자동차보험 진료비 분쟁을 심사, 조정하고 수가 기준을 조정하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분쟁심의회(이하 자보심의회)에 의료계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2014년부터 자보심의회 운영비 분담금을 내지 않으며 탈퇴를 한 상황이다.

7일 정형외과 개원가를 중심으로 자보심의회에 의협이 참여해 자동차 보험에 대한 의료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자보심의회는 보험대표, 의료대표, 공익대표가 각 6명씩 참여해 이뤄진 조직으로 민간단체 지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운영비는 의료계와 보험업계가 나눠서 부담하고 있다. 위원장에는 의료대표 6인 중 뉴고려병원 백민우 명예원장이 선임됐다.

자보심의회 조직도
2013년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맡으면서 자보심의회는 심평원 심사 결과에 불복하는 심사 청구에 대한 권리 구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보험 진료 수가 관련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사안도 심의, 의결하고 있다.

정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심사가 심평원으로 넘어가 자보심의회 기능이 위축되는 게 아닌가 했는데 아니었다"라며 "이 기구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기본적으로 자동차보험 진료 수가는 건강보험 수가를 따라가는데 비급여는 구체적인 수가가 없다 보니 자보심의회가 비급여 수가를 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자보심의회에 이의신청 들어온 건에 대해 같은 결과가 3번 정도 나오면 수가가 결정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자보심의회에는 의료대표 위원 자리로 6명이 배정돼 있는데 대한병원협회 추천 3명, 의협 추천 2명, 대한한의사협회 추천 1명의 위원이 활동하다 심평원에 자보 심사가 넘어가고 자보심의회 운영 규정 개정에 반발하면서 의료대표가 한동안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의협은 자보심의회 분담금을 협회 예산으로 내고 의원급에서 별도로 받는 방식을 분담금을 냈지만 의원들의 납부율이 떨어지자 분담금 납부를 거부하고 자보심의회 탈퇴를 선언했다.

국토부는 4년 동안 반쪽으로 운영되던 자보심의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고 의협이 탈퇴한 자리는 한의협이 매웠다. 현재 자보심의회에서 의료계 대표로는 병협 추천 위원 4명, 한의협 추천 위원 2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에서 급여화가 결정된 추나요법도 자보에서 먼저 수가가 정해졌다. 자보에서는 척추 견인치료도 한의사가 할 수 있다"라며 "자보심의회가 한의사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건강보험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자보에서는 도수치료 등에 대한 수가가 있다 보니 건강보험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자보의 수가를 참고하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2014~2016년 71.8%나 증가해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 1조6586억원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그 비중은 2017년 32%, 지난해는 35%로 점차 늘어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기간은 의협이 자보심의회 탈퇴를 선언한 시간과 일치한다.

"이미 위원 선정 끝난 상황…한의협 양보 쉽지 않을 것"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의협이 자보심의회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의협 관계자는 "자보심의회 참여 여부를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해 회의에 참여 해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은 정했지만 쉽지 않다"라며 "이미 인원 구성이 끝난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조율을 해야 하는데 한의협과 타협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고 털어놨다.

즉, 과거처럼 의협 추천 위원 2명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료계 대표 6명 중 한의협과 병협이 각각 한자리씩 양보해야 하는데 한의협이 자리를 내줄리가 없다는 것이다. 병협 위원의 자리를 양보 받아 한자리만 확보한다면 차라리 자보심의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자보심의회 백민우 위원장은 "의료계가 오랫동안 회의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자보심의회 자체가 반쪽이었는데 지난 2월 자보심의회 정상화를 논의하면서 국토부가 각 단체에 참여 의사를 타진했었는데 의협은 거부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자보심의회 위원은 국토부 장관이 위촉하는데 이미 위원 선정이 끝난 상황이라 의협이 지금 참여하려면 한의협과 병협의 양보가 필요하다"라며 "위원 조정을 시작하고 있지만 자보 영역에서 한의계 역할이 커졌기 때문에 양보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자동차운영보험과 관계자 역시 "의협이 다시 참여는 할 수 있지만 의료계 자체 협상을 통해서 정해야 하는 부분이라서 국토부에서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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