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의사뿐만 아니라 필러 제조사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판매에만 열을 올려서는 안된다."
연세이원성형외과 이민지 원장은 1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필러 선택 시 의사가 한 번 더 점검해야 할 포인트에 대한 강의를 하며 필러 제조사에 대해 이 같은 쓴소리를 더했다.
이 원장은 "제일 잘나간다고 하는 필러 회사에서 관련 논문은 몇 개나 나왔을까. 메디톡스는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 논문을 얼마나 냈을까"라고 반문하며 "사실 엘러간, 멀츠에서는 논문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라고 필러 제조사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그러면서 "의사들만 논문을 쓸 게 아니라 필러 회사들도 지원을 충분히 해야 한다"라며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만나면 관련 논문이 얼마나 있나 물어보고 연구도 해야 한다고 의사들이 직접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필러를 선택할 때 의사가 다시 한 번 더 확인해야 할 부분으로 ▲제조공법 ▲히알루론산(HA) 농도 ▲알갱이 크기(particl size) ▲주입 강도(injection force) ▲MOD(천연 HA 변형 정도) ▲물성학적 특징(Rheology) 등 6가지를 꼽았다. 제약사 영업사원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천연 히알루론산이 얼마나 변형됐는지를 알 수 있는 MOD 값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HA 필러에 필수 성분으로 들어가는 가교제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필러에 12~15%의 가교제가 들어갔다고 하면 굉장히 많이 들어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가교제가 많이 들어있으면 더 오래가고 리프팅도 좋아질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MOD 값이 낮은 게 좋은데 제약회사에서는 절대 먼저 이야기하지 않으니 의사가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필러 물성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필러 41개의 물성을 비교 분석해 논문을 썼고 지난 2월 피부과학(Dermatologic Surgery) 학술지에 실렸다
이 원장은 "제약회사 직원이 내미는 자료에는 전부 좋다는 내용일 것"이라며 "주입 강도와 합병증을 보고 필러를 직접 짜봐야 한다. 그리고 동료 의사에게 물어보고 테스트한 게 있는지, 객관적 테스트 자료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샘플을 받으면 환자나 간호사한테 써보는 것보다 물성 확인 기기를 통해 물성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한 후 사용방법을 결정한다"며 "지프라임 등에 대해서는 영업사원에게 역으로 물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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