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토론회서 환경부 "의료폐기물 포화상태 비상대응 필요" 토로 권병철 과장 "장기적으로 의료폐기물 소각 체제 폐지 검토"
"의료폐기물 소각장은 님비(NIMBY) 중에서도 가장 큰 님비시설이다. 신설, 증설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다. 의료폐기물이 넘쳐나는 비상 상황에서 감염성 우려가 없는 일회용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는 개정안은 온 국민이 지지해줘야 할 정책 내용이다."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권병철 과장은 의료폐기물 중 일회용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는 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신창현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회용기저귀의 의료폐기물 제외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장에서다.
앞서 환경부는 감염 우려가 낮은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일반폐기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폐기물처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다.
환경단체와 의료폐기물 수거업체들은 '감염' 위험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은 감염 위험성 근거를 만들기 위해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에 관련 연구용역까지 의뢰했다.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 의뢰를 받아 연구를 진행한 단국대 미생물학교실 김성환 교수는 전국 요양병원 105곳의 일회용기저귀를 무작위로 채취, 전염성균 및 유해균의 검출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92%에 달하는 97곳에서 배출된 일회용기저귀에서 폐렴과 요로감염, 패혈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감염성균이 나왔다.
의료계는 해당 연구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데다 의료폐기물 소각업체에 사모펀드가 뛰어들어 의료폐기물 수거 및 소각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
양 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부 권병철 과장은 법 개정의 의지를 확인했다.
권 과장은 토론회 진행부터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해를 일으킬 만한 토론회장"이라며 "좌장부터 의료폐기물공제조합에서 연구용역을 의뢰한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에서 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료폐기물공제조합이 정부에서 일회용기저귀의 유해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공제조합 연구 내용이 최종도 아니고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라며 "첨예한 이해관계가 있는 주제에는 어울리지 않는 토론형식"이라고 일침했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도 일회용기저귀 감염성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이어서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의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의료폐기물 처리율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권 과장은 "우리나라 의료폐기물 처리가 지난해 말부터 극에 달했다"라며 "지난해 의료폐기물 발생량 대비 처리율이 허가 용량 대비 120%까지 처리됐다. 법으로는 130%까지 소각할 수 있지만 허가 용량을 넘어선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지역 소각업체가 수집 운반 업체를 사주해서 1400톤이 넘는 의료폐기물을 불법 보관하고 있다. 애꿎은 주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라며 "우리나라 모든 대형병원 지하창고와 보관창고에 의료폐기물이 넘쳐나고 있다. 추측이 아니라 환경부 지방청에서 보관 기간 연장을 승인해주고 있기 때문에 자명한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환경부의 이번 대응은 비상대응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라며 "유해성을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곳은 의료기관이다. 환자의 감염성 여부를 최초로 확인해줘야 하고 최종적으로 전문성을 판단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의료폐기물 처리 시스템은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신하며 장기적으로 의료폐기물 소각장을 없애는 목표도 공개했다.
권병철 과장은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지만 그런 기저귀가 논밭에 나뒹굴게 하거나 지자체 소각장에서 소각하는 개정안이 아니다"라며 "엄격하게 분리배출하게 하고 감염성을 최종적으로 없앨 수 있는 소각방법으로 그대로 채택해서 엄격하게 관리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만 갖고 있는 의료폐기물 소각 체제를 폐지할 생각"이라며 "불법 보관되고 있는 의료폐기물을 언제 처리할 수 있을지 정부 정책 담당자로서 확신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불합리한 제도 때문이다. 의료폐기물 전용 소각장이 아닌 곳에서는 소각을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병원과 지방환경청이 합심해서 의료폐기물 발생량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라며 "엄격한 의료폐기물 처리 체계가 다수의 의료폐기물로 인한 국민 안전에 심각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실질적 정책 내용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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