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국립대병원 중 처음으로 파견‧용역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함에 따라 국립대병원 노사 간 협상이 새 국면을 맞았다.
그간 대부분의 국립대병원이 서울대병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을 실시하지 않아 정규직 전환을 먼저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 만큼 서울대병원의 결정이 다른 병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
지난 3일 서울대병원은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노조와 3일 오전 '파견·용역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서'에 서명하고 올해 11월 1일까지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서울대병원 본원의 비정규직 614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며 보라매병원 비정규직 200여명 또한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번 서울대병원의 결정을 바라보는 대외적인 시선은 '파격'. 서울대병원이 이전에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에 대해 태도가 단호했던 만큼 이번 결정이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특히, 이 같은 서울대병원의 결정에 노사 간 논의를 이어가고 있던 다른 국립대병원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실제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서울대병원은 이번 결정 이후 다른 국립대병원으로부터 항의성 연락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대병원 관계자는 "계속 노조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의 분위기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결정될지는 몰랐다"며 "서울대병원이 서둘러 결정한 것과 관련해 다른 곳과 걸음걸이를 맞춰졌으면 하는 야속한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병원 노사협의에서도 서울대병원과 같은 직무급제에 대해 긍정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대병원 집행부가 큰 결심을 한 것 같고 이에 따라 다른 국립대병원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3개 산별연맹, "정규직전환 물꼬 트였다"…압박공세 강화 예정
또한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파견노동자들이 속한 3개 산별연맹(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은 서울대병원의 결정을 바탕으로 각 지부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끈다는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지부가 속한 의료연대본부 현지현 조직국장은 "아직은 공식적으로 서울대병원을 제외하고 전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병원은 없다"며 "가장 큰 지부인 서울대병원이 정리가 됐기 때문에 다른 병원도 협상에서 전향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건의료노조는 더 이상 다른 국립대병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국립대병원이 서울대병원을 언급하면서 정규직전환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며 "서울대병원이 결단을 내린 만큼 다른 병원이 더 이상 정규직 전환을 거부할 명분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각 국립대병원 노사는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만일 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오는 16일 각 지역별 해당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접수하게 되고 이후에도 교섭이 결렬될 경우 파업과 같은 단체행동이 가능해진다.
결국 노조는 이러한 상황에서 교섭 테이블에서 유리한 카드를 하나 쥐었고, 반대로 국립대병원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보건의료노조관계자는 "아직 가시적으로 나온 것은 없지만 좀 더 강하게 압박을 해야 되지 않을 까 생각 한다"며 "오는 16일부터 쟁의조정신청을 하는 만큼 그 전에 협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국립대병원 파격용역노동자들이 청와대앞에서 실시한 총파업대회 모습.
교육부, 서울대병원 결정 환영입장…교섭 관여는 '글쎄'
한편, 정부는 이번 서울대병원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전하면서도 다른 병원의 상황은 또 별개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이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 교육부는 환영의 입장이지만 다른 병원이 바로 동조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며 "일단 노사 간 협의를 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교육부의 공식적인 개입은 어렵고 추후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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