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민간보험사에서 특정 의사에게 의료자문을 몰아주기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 정무위)은 14일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제출 받은 보험사별 의료자문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특정 의사에게 집중적으로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재수 의원에 따르면, 의사 A씨는 2018년 한 해에만 보험사로부터 총 1815건의 의료자문을 요청받아 약 3억 5093만원의 의료자문 수수료를 받았다.

이는 근무 시간 내에 하루 평균 6∼7건의 의료자문을 진행한 것으로 자문수수료가 전문의 연봉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특히 삼성화재로부터 요청받은 의료자문이 1190건으로 65.6%의 높은 비율을 보였다.

전재수 의원은 보험금 지급 문제와 관련 삼성 계열 내에 보험사와 의사 간 존재하는 카르텔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지난 한해 의사 B씨는 한 보험사로부터 총 618건의 의료자문을 받아 1억 1662만원의 자문수수료를 받았으며, 의사 C씨 또한 특정 보험사로부터 566건의 의료자문에 대해 1억 1355만 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재수 의원은 보험사가 특정 의사에게 몰아주기식의 의료자문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통계상으로 드러나 의료자문 제도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더욱 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자문 제도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서면을 통해 전문의 소견을 묻는 제도로 그동안 보험사가 의료자문을 악용해 보험금 지급을 회피한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환자를 단 한 번도 대면하지 않은 익명의 자문의사 소견서가 보험사의 보험금 부지급 근거로 사용되고 있는 의미다.

자문 의사의 소견서에는 의사 이름이나 소속 병원 등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보험 가입자들은 보험사에서 의뢰한 유령의 자문의에게 일방적으로 결과를 통보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전재수 의원은 "의료자문 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라면서 "의료자문의 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보험사 중심의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재수 의원은 보험소비자 보호를 위해 의료자문의 실명제를 도입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발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