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협, 제약협 등 새로운 후원기준 담은 경쟁규약 잠정 합의 참석 규모별 금액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새로운 방식 적용할 듯
의학 분야 학술대회의 제약바이오 및 의료기기업체 후원기준이 대폭 변경될 전망이다.
국제학술대회의 경우, 후원 기준을 현재보다 세분화시켜 일정 수준 이상인 학회만 업체 후원을 인정하고 참석 규모별 후원금액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1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등이 학술대회 새로운 후원기준을 담은 공정경쟁규약 개정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학 분야 국내 개최하는 국제 학술대회와 국내 학술대회의 업체 후원 기준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료계가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뜨거운 감자이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2018년 3월 국제학술대회 지원금 관리 투명성 제고를 포함한 의료 분야 리베이트 관행 개선방안 권고문을 채택하고 복지부 등에 권고했다.
당시 권익위는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공정경쟁규약(제3조)에 명시된 국제학술대회 후원기준 요건인 '5개국 이상 보건의료 전문가 참석 또는 학회 참가 중 외국인 150명 이상, 2일 이상 진행' 조항 변경을 요청했다.
후원 기준을 '5개국 이상 보건의료 전문가 참석 & 300명 이상 외국인 100명 이상 & 3일 이상' 등 강화된 권고안을 제시했으나 의료계 반발로 2년 동안 답보 상태가 지속됐다.
복지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 의료계 및 관련 업계 등과 물밑 협의를 지속해왔다.
후원기준 기본 원칙은 의학적 발전에 기여하는 국내 개최 학술대회로 지원 대상을 제한했다.
현행 후원 기준에 의학적 연구내용을 비롯한 몇 조항을 추가해 일정수준을 넘는 학회의 학술대회만 후원하기로 했다.
동남아 의사들을 초청해 국제학술대회 기준만 충족시킨 무늬만 국제학술대회인 일부 학회의 업계 후원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국제학술대회 후원업체의 지출증빙 서류 등 결과 보고를 의사협회로 일원화해 국내 개최 국제학술대회 지원금 사용내역을 투명화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학술대회는 개최 비용 30%를 주최(학회) 측 회비 등으로 부담하고, 학술대회 종료 후 사업자에게 기부금 적정 사용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후통보하고 있다.
반면, 국제 학술대회는 학회 자기부담 비율과 기부금 사용 내역에 대한 사후통보가 없는 상태다.
국제학술대회 후원금 상한액은 정하지 않았다. 다만 참석 인원수에 따른 적정 금액을 후원기준에 추가해 사전 점검하는 방식을 택했다.
10여 년간 유지된 국내 학술대회 초록집 책자 광고 비용(150만원)과 업체부스 비용(300만원) 상향 조정은 유동적이다. 대신, 기부금 신설에 초점을 맞춰 학회들의 국내 학술대회 활성화와 재정 부담 완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국제학술대회 후원기준 개정에 초점을 맞춰 공정경쟁규약 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 복지부와 의료계, 제약업계, 의료기기업계 모두 의학 분야 학술대회 건전한 발전을 위해 국제학술대회다운 학술대회만 후원한다는 대원칙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후원금액 상한액 관련, "특별히 마지노선은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국제학술대회 경우, 참석 인원에 비춰 상식선에서 과도하지 않은 금액을 인정하기로 했다"며 "일례로 100명 참석한 국제학술대회에 10억원 후원은 과도하나, 1000명 참석 국제학술대회 10억원 후원은 인정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요한 변화는 의사협회를 통해 국제학술대회 지원금 사용내역을 사후 보고하는 방식이다. 사후 심사 과정에서 지원금 내역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음해 학술대회 후원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약무정책과(과장 윤병철) 관계자는 "의료계와 제약업계, 의료기기업계 등과 공정경쟁규약 개정을 논의한 것은 맞다"면서도 "코로나19 대책본부 지원업무로 아직 내부 결재와 공정거래위원회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해 최종 방안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코로나19 사태 종료 시점에 따라 새롭게 바뀌는 공정경쟁규약 적용 시기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 1월 등으로 변동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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