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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다운·업로드지연 등 의대는 온라인강의와 사투중

황병우
발행날짜: 2020-03-19 05:45:59

코로나발 급히 도입한 새로운 강의 방식에 시행착오 겪는 중
의과대학별로 학생들 만족도 제각각… 교수도 수업준비 부담

#1. 의대생 A는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개강 일에 맞춰 학교 포털에 접속했지만 학생이 동시에 몰리면서 서버가 마비됐다. 우여곡절 끝에 강의를 듣게 됐지만 10분 수업 후 PPT 자료만 넘어가는 강의형태에 실망하고 말았다.

#2. B의대생은 비대면 수업 일환으로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한 강의 방식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동안 강의실 위치에 따라 강의 질이 달라졌는데 이제 언제 어디서든 가장 가까이서 잘 들리는 강의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부분 대학이 비대면 강의를 권장하면서 의과대학 또한 온라인강의를 채택해 시행하고 있지만 급작스럽게 실시된 강의로 시행착오를 겪는 모습이다.

특히, 온라인강의 방식에 따라서 의대생이 느끼는 강의 질 편차도 커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경우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국 의과대학은 개강시기에 따라 빠른 곳은 지난 9일 늦은 곳은 지난 16일 부터 온라인강의를 시행하고 있으며, 대부분 대학이 적어도 3월까지는 온라인강의를 유지할 계획이다.

온라인강의 중 많이 사용하는 형태는 크게 2가지로 기존에 강의를 할 때 사용하던 PPT자료 위에 목소리를 입혀 동영상 형태로 업로드를 하는 방식과 'zoom(이하 줌)'이라는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 실시간으로 강의하는 방식이다.
줌 플랫폼이용한 화상회의 초기화면. 화면을 공유하게 되면 회의를 주관한 교수가 자신의 모니터를 공유해 강의를 진행하게 된다.

먼저 의대생의 만족도가 더 높은 온라인강의 방식은 줌을 이용한 실시간 강의다.

강의를 시행하는 교수가 자신 모니터 화면을 공유하면서 강의를 실시하고, 질문도 채팅창을 통해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또 영상형태로 저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후 자신이 놓친 부분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강원소재 B의대생은 "강의실이 넓은 경우 자리가 한정돼 있어 교수님과 멀리 떨어져 강의를 듣고 판서에 대한 압박도 심했다"며 "온라인강의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효율이 더 좋아졌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줌 플랫폼은 채팅창을 통해 의대생이 강의 중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는 이어 "또 교수님이 중간에 퀴즈를 내서 채팅창에 먼저 답한 학생에게 기프티콘을 주는 등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줌 플랫폼으로 메디칼타임즈가 회의창을 열어봤을 때 접속과정에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채팅창을 통한 질문을 회의 주관자가 확인하기 어렵지 않아 소통에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의과대학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강의 형태는 PPT에 목소리를 입힌 동영상 방식으로 현재 라이브강의를 실시하는 의대도 일부 강의는 PPT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전라도 소재 A대학 의대생은 "PPT방식 강의를 듣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강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고 느끼고 있다"며 "10분 수업하고 PPT만 띄워서 3초에 하나씩 넘기는 교수님도 있고 오프라인 강의와 비교하면 30%이상 강의 질이 떨어졌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메디칼타임즈가 줌 플랫폼을 이용해 모니터 화면 공유와 비디오 공유를 이용한 모습. 기자의 모니터 화면과 카메라를 통해 기자의 모습이 공유된다.

또 충청도 C의대생은 "같은 방식의 강의여도 교수님들에 따라 활용이 천차만별이라 편차도 큰 편"이라며 "질문도 하기 어렵고 일방적으로 과제만 제시하는 경우도 있어 수강하는 입장에선 어려움이 많다"고 언급했다.

특히, 의대 외에도 대학이 경험해 이슈가 됐던 학생 쏠림에 따른 대학포털 서버다운 현상도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C의대생은 "개강 당일에 학생이 몰리고 서버가 다운되면서 사이트 접속은 물론 영상재생도 안됐다"며 "당일 강의를 듣지 못하면 다른 날 더 많이 들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대생은 "가능하면 제 시간에 강의를 들으려하는데 업로드가 3~4시간 후에 올라오거나 서버가 다운되는 등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 보인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갑자기 생긴 형태의 강의이긴 하지만 장기화 우려가 있는 만큼 방안 마련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 대학은 각 대학 포털 상에 강의자료를 올리면 의대생이 강의를 보는 형태로 온라인강의가 이뤄진다.

의대 교수들, "온라인강의 부담…준비 스트레스"

강의를 시행하는 교수들도 온라인강의는 오히려 신경써야하는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

서울의대 D교수는 "현재 PPT형식의 심플한 강의만 경험했는데 강의에 대한 부담은 없다"며 "하지만 녹음을 할 때 실수를 하면 실강과 다르게 비디오는 다시 돌아가서 고쳐야하는 등 시간도 더 걸리고 준비 스트레스가 있다"고 밝혔다.

또 한림의대 E교수는 "3월부터 온라인 강의를 하게 되서 작업을 하긴 했지만 기존의 방식이 아니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많은 학교가 서버다운에 어려움도 있고 당연히 학생 교육권에는 좋지 않은 영향이 있다는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다만, 의과대학 또한 온라인강의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D교수는 "서울의대의 경우 장기화에 따라 줌 플랫폼을 이용해 강의를 할 것이라는 공문을 받았다"며 "아직 직접 경험해보지 못해 장단점은 잘 모르겠지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니 부족한 점이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E교수는 "IT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님들을 대상으로는 교육지원센터가 촬영이나 제작을 도와준다고 해 약속을 잡기도 한다"며 "오프라인 강의와 차이를 줄이기 위해 세심하게 과제의 방식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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