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현장서 사용 두고 의료진-보험심사팀 갈등 빚기도 1일 2회 제한 지적…적응증 확대·사용량 제한 완화 요구 높아
#1. 서울 A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환자를 비롯해 의료진까지 보호할 수 있는 안전주사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급여기준에서는 환자 한 명당 1일 2회로 사용 횟수를 제한하고 있지만 삭감을 감수하고 쓰고 있다. 환자 안전만큼 의료진 안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2. 경기도 B대학병원에서는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에게 안전주사기로 4개의 수액제가 투여됐다. 안전주사기는 하루에 2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2개의 주사기 비용은 삭감으로 이어졌다. 병원 심사팀은 의료진의 안전주사기 사용량을 더 꼼꼼하게 체크하기로 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환자당 '1일 2회'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는 안전주사기 급여기준이 임상 현장과 괴리가 있다.
안전주사기는 쓰고 나면 주삿바늘이 자동으로 실린더 안에 들어간다. 환자 안전은 물론 의료진의 주사 찔림 사고를 막아 2차 감염 예방 효과도 있다.
안전주사기는 2018년 10월부터 급여권에 들어왔다. 급여비는 개당 690원이다.
급여기준에 따르면 안전주사기는 ▲혈액매개 감염병 환자 및 의심환자 ▲응급실 내원 환자 ▲중환자실 입원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피하 또는 근육주사는 하루에 환자 한 명당 2회까지만 급여가 인정된다. 외래는 한 번만 급여가 인정된다. 단, 응급을 요하거나 진료상 꼭 필요하면 예외로 한다.
B대학병원 심사팀 관계자는 "예외 조항이 있지만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정도의 응급 상황이 아니면 인정되지 않는다"며 "환자에게 필요해서 사용한 것인데 삭감이 자꾸 발생하니 의료진에게 쓰지 말라고 이야기하면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진은 감염에 항상 노출돼 있기 때문에 안전을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안전주사기는 의료진 보호장구다. 의료인 안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급여기준 때문에 사용을 마음 놓고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 A대학병원 심사팀 관계자도 "특히 응급실은 긴급한 상황이 많기 때문에 의료인이 주사기 하나까지 급여 여부를 인지하고 있기는 어렵다"라며 "주사기 개당 약 1000원 수준이라 대형병원은 그냥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안전주사기를 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상 현장을 중심으로 급여기준 범위가 보다 넓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한적인 적응증 확대, 개수 제한 완화 등의 대안이 나왔다.
사실 정부가 안전주사기 관련 급여기준을 한창 만들고 있던 2017년, 국회에서도 현장과 맞지 않은 기준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당시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은 "반쪽짜리 대책"이라며 "적절한 감염예방 대책이 아니다. 혈액이 노출되는 주사기 바늘은 모두 안전바늘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 C대학병원 보험심사팀 관계자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 중환자실 현실에서 주사기 종류를 일일이 구분할 수 없어 소극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라며 "심지어 응급실과 중환자실이 아닌 일반 병동에서는 쓸 수도 없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료진을 감염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게 안전주사기이기 때문에 응급실, 중환자실에서만 허용할 게 아니라 병동 입원 환자를 케어할 때도 필요하다"라며 "재정이 허락한다면 적응증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필터주사기 급여기준을 준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필터주사기로 정맥주사를 하면 실사용량 전부 급여가 된다.
B대학병원 심사팀 관계자는 "안전주사기도 실사용량을 급여로 인정토록 기준을 바꾸는 게 보다 현실적"이라며 "이는 임상 현장에서 환자 안전과 의료진 안전, 감염병 예방 효과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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