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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유튜브도 좋지만 선은 넘지 말아야

박양명
발행날짜: 2020-05-11 05:45:50

박영명 의료경제팀 기자

선을 넘다. '어떤 한계나 한도를 넘는다'는 게 사전 뜻이다.

최근 응급실로 실려온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부터 사망까지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 유튜브 개인 채널에 게시한 의사 유튜버에 대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병원은 영상을 게시한 의사를 직위해제했고, 대한의사협회는 이 의사의 행위가 비윤리적이라고 판단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심폐소생술을 하다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 의사가 법을 위반한 건 아니다. 의료사고를 낸 것도 아니다. 통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윤리적 '선'을 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윤리의 선은 어디까지일까. 윤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하는데, 상당히 주관적인 문제다. 의사윤리강령, 소셜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 등 윤리적 적정선을 지키도록 하기 위한 지침이 존재하지만 주관적인 문제인 만큼 강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의학 교육자들은 의대 교육 과정에 윤리적, 인문학적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의대가 관련 교육을 개설하기도 했다.

영상 정보 홍수 시대에 의사들도 앞다투며 뛰어들고 있다. '닥튜버(닥터+유튜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니 말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텍스트 기반 SNS에서도 정치적 신념이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의견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새로운 채널에 대한 흥미, 환자와의 소통, 대중의 관심 등 다양한 욕구들이 반영된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갈수록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적정선을 지키며 하는 건강한 SNS 활동은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 의사와 환자의 소통 기회를 넓히고, 직업의 전문성을 확고히 할 수 있다. 이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의사의 본분이다.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기본적으로 의사에게 주어진 직업적 소명이다.

환자의 생명이 우선한다면 환자 정보 노출, 비과학적 정보 등 부적절한 내용이 걸러질 수 있지 않을까. '게시' 버튼을 클릭하기 전 의사의 본분을 한번만 더 생각해보고 누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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