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레지던트 지원 미달 따른 수련 질 저하 등 우려 신규 의과 공보의 절반 차지하는 일반의 공백 불가피
전국 의과대학 본과 4학년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고시 취소를 결정하면서 변수가 없는 한 내년도 신규의사 배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를 통해 인턴, 레지던트 등 수련분야는 물론 공보의 수급으로 인한 공중보건 인력 문제 등 연쇄적으로 인력부족 도미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메디칼타임즈는 의대생들의 의사국시 거부로 인해 2021년도 의사 수급부족에 따라 어떤 영향이 있을지 살펴봤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의사국가고시 시험 거부는 본과 4학년 의대생의 93%, 전국 의대 동맹휴학 참여율은 87%다.
사실상 대부분 의대생이 정부 의대정원 정책 등에 반발하며 단체행동에 힘을 실어준 상황으로 정부의 전면 재논의가 없을 시 입장철회도 없다는 강경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이 발표한 최근 의사 국가시험 합격자수를 살펴보면 ▲2016년 3106명 ▲2017년 3095명 ▲2018년 3204명 ▲2019년 3115명 ▲2020년 3025명 등으로 평균 93.9%의 합격률을 보이며 3000여명정도의 신규 의사를 배출해왔다.
이를 올해 의사국시 응시예정인원인 3036명에 대입한다면 2021년도에는 약 2900여명의 신규의사가 배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90% 이상의 의대생이 국시를 거부함에 따라 배출 예상인원은 기존 예상의 10%인 약 300여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의사배출이 기존의 10%로 줄어들게 되면 당장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이는 곳은 수련분야 중 특히 인턴모집이다.
대부분 의대생이 의사면허를 취득한 뒤에 각 수련병원 인턴모집에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인 선택. 이에 맞춰 인턴 전기 모집은 매년 1월 말에 마무리되지만 새롭게 배출되는 의사가 300여명에 불가하다면 전국 수련병원의 인턴 정원을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 2020년도 인턴 전기모집 정원 및 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가톨릭중앙의료원만 정원이 248명으로 사실상 2021년도 신규의사 정원의 대부분이 흡수가 가능하다.
그 외에도 소위 빅5라고 불리는 병원이 모두 100명이상의 인턴 정원을 모집해 인턴지원 선호도를 감안했을 때 정원 조정이 이뤄진다하더라도 대부분 수련병원이 인턴 없는 1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인턴 없는 1년을 보낸다면 이어지는 문제는 전공의 수급문제다. 각 수련병원은 매년 11월 쯤 레지던트 1년차 모집을 실시하지만 인턴인력도 부족했던 상황에서 당연하게도 전공의 모집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2020년도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서울, 서울대, 서울아산, 연대세브란스 등의 정원을 모두 합쳐 590명으로 인턴과 마찬가지의 정원대비 지원자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 재현된다.
특히, 전체 정원 대비 지원자가 적다면 대부분이 소위 인기과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존의 기피과를 비롯해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전문 과목은 전공의 0명이라는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기존에 인턴들이 담당하던 업무를 전공의나 전임의가 담당하거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공의 1년차 공백에 따른 업무로딩이 늘어나는 등 전체 수련 질 저하까지 연결될 것이라는 게 수련병원들의 우려다.
신규 공보의 수급도 빨간불…공중보건 공백 불가피
신규 의사 배출이 줄어들게 된다면 신규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 부족에 따른 문제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많은 남자 의대생들이 면허를 취득한 뒤에 인턴을 지원하는 대신 바로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대를 실시하는 분위기.
최근 3년간 신규 의과 공보의 현황을 살펴보면 매년 일반의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전체 신규 의과 공보의 742명 중 일반의가 345명으로 전체 신규 배치인원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현재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매년 신규배치 되는 의과 공보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상황. 대공협에 따르면 의과 공보의는 2012년 2528명에서 계속 줄어 2019년은 1971명의 의과 공보의가 복무했으며,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복무하는 의과 공보의가 70여명정도 줄어들 예정이다.
현재도 의료취약지에 의과 공보의 공백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2021년도 신규 의과 공보의가 현저히 줄어든다면 근무할 인원이 없어 폐쇄하는 보건지소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의과대학 관계자는 "국시 거부로 인해 파생될 문제는 당장의 여러 문제 외에도 장기적으로 우려되는 사항이 많다"며 "현재로서는 의정 협의가 잘 이뤄지기 기대하지만 차후 발생할 문제에 대한 준비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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