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회계기준 개선안 문건 입수…회계사 등 4명 충원 계획도 포함 국세청 등과 협의 내년 중 규정 개정의지...세부 시행 시점은 미지수
복지부가 대형 대학병원들의 현금통로인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에 대해 감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된다.
특히 복지부는 병원급 비급여 비용 및 부대사업 수익 등의 투명한 회계자료 분석을 위해 5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확보, 회계사 등 전문인력을 대폭 증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실제 시행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29일 메디칼타임즈가 더불어 민주당 고영인 의원으로부터 확보한 보건복지부의 '2020년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의료기관 회계관리기준 개선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도 상반기 중 병원급 회계공시 항목을 현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에서 현금 흐름표와 기본금변동계산서를 추가한 4종으로 확대 적용한다.
복지부는 그동안 의료법 제62조(의료기관 회계기준) 및 의료기관 회계기준 규칙 등을 근거로 2004년 300병상 이상, 2005년 200병상 이상, 2006년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회계관리 기준을 적용해왔다.
■2020년 모든 병원급 회계기준 적용…현재 학교법인 현금흐름표 미작성
올해 3월 의료법 개정으로 2022년부터 모든 병원급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현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은 '의료기관 회계기준 규칙'에 따라 재무상태표와 기본금변동계산서(법인), 현금흐름표 등의 회계결산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대학병원에 해당하는 학교법인은 현금 흐름표 적성 의무가 없으며, 법인은 중소병원 부담을 감안해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2종만 공시 의무화된 상황이다.
복지부는 2017년부터 의료기관 회계정보 공시시스템(HASPA)을 보건산업연구원에 위탁해 운영 중이나, 회계사 출신 인력 1명이 전담해 방대한 종합병원 회계분석에 한계가 있어왔다.
특히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내역이 명확치 않아 병원의 '쌈짓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영인 의원은 올해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삼성서울병원의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중심으로 삼성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회계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고영인 의원, 삼성서울병원 회계 관리 질타 “의료수익 딴 곳에 사용”
당시 고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은 2019년 150억원의 당기 순손실로 적자 운영 등 최근 3년간 101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면서 "적자를 이유로 한해 1조 8천억원 가까운 의료매출을 기록하는 병원이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고 운영하고 있다. 적자 원인은 삼성 계열사 불공정 거래와 함께 병원에서 벌어 딴 곳에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영인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다른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부실한 회계자료 운영을 지적하면서 복지부에 엄격한 모니터링 등 전면적인 개선방안을 촉구한 바 있다.
복지부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 관리 강화를 최우선 개선 항목으로 내놨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세법 규정(법인세법 29조)과 연관되어 의료기관 회계 상 별도의 준비금 적립액과 사용액 관리가 한계가 있다.
복지부는 연구용역 과제를 진행하는 대학병원과 산학 협력단 회계구분 기준 및 연구수익과 비용 작성방법 그리고 비급여인 제증명수수료 항목 기재 등 기타수익 계상 병원의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대학병원 회계구분·제증명수수료 기재…현금흐름표·기본금변동 공시 추가
국세청(고유목적사업준비금)과 교육부(학교법인 병원), 기재부, 공정위 등과 재무제표 계정 및 설립 형태에 따른 관련 부처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개선안은 회계공시 항목 확대이다.
현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2종에서 현금흐름표와 기본금변동계산서 등 총 4종으로 공시 항목을 늘린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 관련 의료부대수익 사업주체를 명시하고, 적립 내용을 주석으로 명시하는 세부기준을 구체화한다.
또한 보건산업진흥원 병원 회계 담당 회계사 1명인 전문 인력을 4명을 충원해 의료기관 회계기준 준수 여부 분석과 회계기준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중소병원 회계 컨설팅 “회계기준 규칙 개정, 엄격한 모니터링”
이어 의료법 개정에 따른 2022년 회계자료 제출 확대 대상인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회계 자료 작성방법 교육과 지원 등 컨설팅도 병행한다.
복지부는 전문가 및 관련 학회 참여 연구용역을 통해 의료기관 회계 현황 분석 및 재무제표 세부항목 작성 가이드라인을 내년 상반기 중 도출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내년 중 의료기관 회계기준 적용 대상 확대와 공시 항목 확대 관련 의료기관 회계기준 규칙을 개정해 병원급 회계관리의 투명성과 엄격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명목으로 의료진 인건비 지급 등 불투명한 회계관리 방식을 차단하고 회계관리 준수 여부를 엄격히 관리하는 강력한 규제가 병원계를 향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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