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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표적약 치료성적 제각각...상태 따라 달라 맹신 금물

원종혁
발행날짜: 2020-12-16 05:45:56

SABCS 2020, 내분비요법+표적약 병용요법 반응률 조사
네 개 유형별 반응률 달라 "병용조합 HER2 양성서 가장 높아"

유병률이 높은 '진행성 유방암 환자(HR 양성 HER2 음성)'의 경우, 유전자 유형에 따라 항암치료 성적에도 명암이 갈린다는 대규모 분석결과가 나왔다.

진료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네 가지 유전자형의 환자 가운데, 'HER2 양성'인 경우가 CDK4/6 계열 약제와 현행 표준요법인 내분비요법을 병용사용하는 치료전략에 혜택이 가장 강력했다.

하지만, 난치성 환자로 분류되는 삼중음성 유형인 '기저양 유방암(basal-like breast cancer, 이하 BLBC)' 환자에서는 해당 표적항암제 병용요법에도 일부 위험도가 상승하는 등 치료예후가 엇갈려 추후 논의가 필요해질 전망이다.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세부 유전자형에 따라 대표적 표적항암제인 CDK4/6 계열 약제의 병용 치료반응률을 분석한 최신 임상 데이터가, 세계 최대 유방암학회로 손꼽히는 샌안토니오유방암심포지엄(San Antonio Breast Cancer Symposium, 이하 SABCS) 연례 학술대회에서 14일 현지시간 공개됐다(MONALEESA 3상임상 초록번호 Abstract GS1-04).

여기서 현재 학계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네 가지 유전자형 가운데, HER2 양성(HER2-enriched) 환자들에서 CDK4/6 계열 약제인 리보시클립과 내분비 병용요법에 치료반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발표를 진행한 책임저자인 스페인 바로셀로나병원 Aleix Prat 박사는 "유방암 환자의 하위 유전자형별로 CDK4/6 억제제의 유효성을 파악해본 첫 대규모 결과지"라면서 "해당 환자들에서 표준요법으로 내분비요법을 단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결과를 통해 표적약제인 리보시클립과 내분비요법의 병용사용에 치료 예후를 파악해볼 수 있는 주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ER2 양성 유형 병용요법시 위험도 60% 이상 줄여 "유형별 반응률 달라"

일단 CDK4/6 계열 약제인 리보시클립과 내분비요법의 생존개선 혜택을 검증한 대규모 임상은 MONALEESA 임상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앞서 MONALEESA-2 및 MONALEESA-3, MONALEESA-7 연구 결과들에선 비교군이었던 위약 투여군과 비교해 리보시클립+내분비요법 병용군에서 항암제 유효성 판정기준이 되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개선시키며 혜택을 보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료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분자생물학적 유형에 따라 표적항암제의 실제 치료반응률을 분석해본 것이 연구의 핵심이었다.

연구엔 유방암을 수용체 및 분자유형에 따라 구분짓는 네 가지 분류 유형이 사용됐다. '루미날 A(luminal A)' 유형을 비롯한 '루미날 B(luminal B)', 'HER2 양성(enriched)', 삼중음성유방암(TNBC)로도 불리우는 '기저양 유방암(basal-like breast cancer, 이하 BLBC)' 환자 유형이었다.

학회에 따르면, 루미날 A의 경우 Ki-67 발현 낮은 편에 속하고 진행이 느리며 항암내분비요법에 잘 반응해 예후가 좋은 것으로 보고했다. 또 루미날 B 유형은 상대적으로 Ki-67 발현이 높고 루미날 A에 비해 공격적으로 진행하며 예후가 나쁘다.

이외 HER2 양성은 다른 유방암에 비해 공격적이며 단기간의 예후가 나쁘며, 삼중음성(TNBC)의 경우엔 모든 유형 가운데 예후가 가장 나쁜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다변량 콕스 위험도 분석모델(multivariable Cox proportional hazard models) 등을 이용해 환자들의 하위분석을 진행했다. 여기엔 총 1160개의 종양샘플이 사용됐으며 이들을 각각 리보시클립 투약군 672명과 위약군 488명으로 구분해 결과를 비교했다. 양쪽 환자군에 속한 환자들에서는 유전자 유형이나 무진행생존기간 지표가 고르게 분포됐다.

그 결과를 보면, 실제 알려진 것과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유병 빈도가 높은 루미날 A 유형의 환자군에서 치료예후가 가장 좋게 나타난 반면, 루미날 B 유형 및 HER2-enriched 유형, BLBC 유형의 유방암 환자에서는 루미날 A 유형 암환자들과 비교해 종양진행 위험도가 각각 1.41배, 2.30배, 3.97배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 것.

주목할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적항암제인 리보시클립과 내분비요법을 병용으로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 지표를 개선하는 혜택이 유의하게 높았다는 대목이다. 예후가 가장 나쁜 암종인 BLBC 유형을 제외한 나머지 세 유형 모두에서 PFS 지표가 유의하게 개선되는 혜택이 관찰된 것.

특히 이러한 병용요법의 혜택은 HER2 양성(enriched) 유형에서 가장 강력했다.

세부적인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루미날 A 유형 등 이외 유전자형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효과가 없었던 반면 HER2 양성의 경우 리보시클립 병용요법을 썼을때 위험비를 61.1% 감소시키며 두드러지는 혜택을 보고했다.

다만, BLBC 유형의 경우 리보시클립 병용요법을 사용했음에도 위험비가 1.15배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에 대해 "해당 환자군의 샘플사이즈가 30명으로 작았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HER2 양성 환자군에서는 리보시클립과 내분비요법을 함께 썼을때 암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상대적으로 61% 줄이며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고해 주목된다"며 "HR 양성 HER2 음성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서는 유전자 유형별로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치료전략을 논의할 단계에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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