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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 시민·노동계 목소리 커진다

이창진
발행날짜: 2021-07-28 05:45:59

복지부, 관련 고시 개정…상종 협의회에 건세·보건노조 추가 유력
병원계, 노동계 영향력 행사 우려…복지부 "의료현장 의견수렴 차원"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를 논의하는 정부 협의체에 건강세상네트워크와 보건의료노조가 새롭게 추가될 전망이다.

보건당국은 폭넓은 의견수렴 차원이라는 입장이나, 병원계는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추가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해 향후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 인원수를 13명에서 15명으로 늘린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및 평가규정'을 개정 발령했다.

복지부는 상급병원 협의회에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2명을 추가한 고시를 개정 발령했다. 서울권 주요 상급종합병원 모습.
복지부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는 지정기준 개선과 평가 및 지정과 재지정 등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를 심의하는 협의체이다.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13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료단체 또는 의료기관 단체 추천 4명과 보건의료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3명,건강보험공단 및 심사평가원 임직원 각 1명, 복지부 4급(서기관) 이상 공무원 2명 그리고 보건의료 수요자 대표 2명 등이다.

이중 보건의료 수요자 대표 2명은 환자단체연합회와 소비자단체가 참여 중이다.

개정 발령된 고시에는 보건의료 수요자 1명과 노동계 추천 1명을 추가하도록 규정했다.

복지부가 의료단체에 발송한 공문 수신자에는 건강세상네트워크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이름을 올렸다.

건강세상네트워크는 보건의료 수요자 대표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노동계 대표로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 신규 위원직을 사실상 확정한 상황이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는 의료인력과 시설 장비 기준 및 경증질환 축소와 중증질환 확대 기준 그리고 권역별 소요병상 수 등 엄격한 잣대로 결정하고 있다.

보건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노동단체가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안다. 무슨 이유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보건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엿 보인다"고 전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와 보건의료노조가 상급병원 지정 평가 위원으로 선임될 전망이다. 지난 6월 보건의로노조 국회 기자회견 모습.(보건노조 홈페이지)
병원계는 복지부 고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경인지역 대학병원 보직 교수는 "복지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 시민단체와 노동단체 참여가 국민들과 의료계에 무슨 효과가 있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의료정책에 정치력을 높이기 위해 위원이 되고 싶다고 요구하면 들어주는 게 올바른 정부인가"라고 반문했다.

서울권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은 "시민단체와 노동단체가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에 추가됐다는 소리를 듣고 헛웃음이 났다. 의료수가와 의료정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결국 어떤 식으로든 딴지를 걸고 병원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복지부 측은 의료현장 의견수렴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의료기관정책과 공무원은 "보건의료노동조합의 경우 병원에 종사하는 직종으로 상급종합병원 세부 지정기준 개선에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의료단체 중심에서 시민노동계 참여로 위원들 균형을 맞춘다는 부분도 반영했다"면서 “2개 시민·노동단체의 추천을 받아 추가 위원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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