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중재원 "의학적 부적절 조치 없었고 설명도 적절" 판단 대동맥판막치환술 후 심내막염, 유족과 치료비 면제로 합의
의료분쟁은 처음이지? -의료분쟁 조정중재 이야기-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예기치 못하는 의료사고. 이에 따른 분쟁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도 모를 의료사고, 그리고 분쟁에 현명한 대응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도움을 받아 '의료분쟁 조정중재' 사례를 소개하는 창을 마련했다.
심장 수술 중 삽입한 인공판막 때문에 심내막염이 생겨 사망에 이른 환자가 있다. 유족 측은 병원에게 치료비와 위자료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의학적으로 최선의 조치를 취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은 중재에 나섰고 유족과 병원은 환자 측이 내지 않은 진료비 전액을 면제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70대의 여성 환자 A씨는 호흡곤란 및 의식 소실로 기관 삽관 및 앰부 배깅한 상태로 B대학병원에 실려왔다. 의료진은 대동맥판막협착증 및 관상동맥폐쇄(1VD) 진단을 내리고 수술을 하기로 했다.
A씨는 대동맥판막치환술 및 관상동맥우회로술을 받았지만 인공판막 수술 전 세균배양검사상 메티실린 감수성 황색포도상구균(MSSA)이 나왔다.
수술 3일 후 중환자실에서 병동으로 옮긴 A씨에게 수술 창상 드레싱 중 심정지가 발생해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10여분만에 호흡이 돌아왔다. A씨는 다음날 소변량 감소로 3일동안 지속적신대체요법(CRRT)을 받았다.
이후 의료진은 혈액배양검사를 4번 시행했고 MSSA가 나오다가 음성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A씨에게 발열이 계속됐고 혈압저하, 대사성산증, 소변량 감소 등을 보여 승압제를 투여하며 CRRT를 다시 시작해 대동맥판막재치환술을 받았지만 사망에 이르렀다.
유족은 의료사고를 주장하며 병원에 책임을 물었다. 대동맥판막 수술을 받았지만 심장 혈관을 이어주는 밸부의 감염으로 A씨가 사망했다며 치료비와 위자료 등으로 7000만원을 요구했다.
병원 측은 수술 중 삽입한 인공판막 감염 때문에 심내막염이 생겼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패혈증으로 사망했다고 맞섰다.
유족과 병원의 대립 조정에 나선 의료중재원은 의학적으로 부적절한 조치는 없었고, 설명도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B대학병원은 환자 A씨 측이 내지 않은 진료비 1682만원을 면제하기로 합의했다. A씨 측은 병원을 상대로 민형사상 청구,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병원 명예나 평판을 훼손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의료중재원은 "인공판막치환술 후 인공판막 심내막염은 수술 후 초기 3개월 안에 많이 발생하고 빈도는 1~3%로 보고되고 있다"라며 "판막치환술 중 생긴 균혈증은 다른 수술 보다 높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인공판막으로 치환술을 하면 이물질이 몸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 후 3개월 안에 발생한 인공판막 심내막염이 발생하는 경우 패혈증으로 진행되고, 항생제 투약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재수술로 판막을 새로 치환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실제 B대학병원은 인공판막에 포도상구균 발생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항생제 치료를 했고, 그럼에도 패혈증이 치료되지 않아 재수술을 했지만 환자는 사망했다.
의료중재원은 "진단 및 수술 결정, 수술 시행, 수술 후 환자 관리, 재수술 결정 등 A씨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의학적으로 부적절한 조치는 없었고 각 단계마다 설명도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특히 감염예방을 위한 미생물 검사는 인공판막 개봉 직후에도 실시해 다른 병원에서 하는 평균적인 인공판막 교체술보다 더 철저하게 미생물 검사를 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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